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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러시아경제 2분기 연속 역성장, 침체 국면 진입

등록 2022-11-17 15:26수정 2022-11-17 19:48

3분기 국내총생산, 지난해보다 4% 감소
서방의 제재 탓에 향후 전망도 어두워
러시아 경제가 서방의 제재로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석유 수출을 통한 위기 탈출 시도가 강화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이는 러시아 석유기업 루크오일의 연료 탱크. 브뤼셀/EPA 연합뉴스
러시아 경제가 서방의 제재로 경기 침체 국면에 들어서면서 석유 수출을 통한 위기 탈출 시도가 강화되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 이는 러시아 석유기업 루크오일의 연료 탱크. 브뤼셀/EPA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서방의 제재를 당하고 있는 러시아의 경제가 2분기 연속 쪼그라들며 기술적으로 경제 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

러시아연방통계청은 16일(현지시각)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4% 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경제는 지난 2분기에도 한해 전보다 4.1% 줄어든 바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이날 발표된 -4%의 성장률은 많은 분석가들이 예상한 -4.5%보다는 양호한 것이지만, 2분기 연속 경제가 역성장을 이어가면서 ‘기술적 침체’ 국면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경제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2.7%의 역성장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는 4.8%의 성장했다. 러시아 투자은행 ‘르네상스 캐피털’의 경제분석가 소피야 도네츠는 “현재의 역성장세는 코로나19 대유행 정점기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라며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을 완전히 극복하는 게 아주 어렵다는 게 분명해졌고, 앞으로 빠르게 회복할 가능성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분야별로는 도매업이 지난해 3분기에 비해 -22.6% 성장하면서 경기 침체를 이끌었고, 소매 판매도 9.1% 감소했다. 건설과 농업 부문도 각각 6.7%와 6.2%의 줄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되며 유류 생산도 위축되고 있다. 이날 연방통계청이 별도로 발표한 석유제품 생산 동향을 보면, 지난 9월의 자동차용 휘발유 생산은 전달보다 9.1% 줄었으며 경유(디젤) 생산량도 8월보다 8% 감소했다.

러시아 경제는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잇따른 제재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에너지 분야와 금융업을 비롯한 러시아 경제 전반에 대해 잇따라 제재를 가하는 한편, 러시아 중앙은행의 외환 보유액 6400억달러(약 859조원)의 절반도 동결시키면서 러시아 경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는 러시아에서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한 서방 기업도 1000곳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젊은 남성들이 대거 징집되거나 징집을 피해 외국으로 떠나면서 산업 현장의 노동력 부족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경제지 <코메르산트>는 기업 5800곳에 대한 러시아 기업 옴부즈맨실의 조사를 인용해, 조사 대상의 3분의 1이 몇달째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9월에 단행된 예비군 30만명 동원령에 따른 인력 부족 피해를 겪은 기업도 전체의 3분의 1로 조사됐다. 러시아의 금융 투자·자문 기업 ‘로코인베스트’의 투자 책임자 드미트로 폴레보이는 “상황이 계속 악화되고 있으며, 이는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석유 수출에 더욱 매진하고 있다. 러시아 에너지 수출을 추적하고 있는 벨기에 싱크탱크 브뤼헐의 자료를 보면, 러시아에서 출발한 유조선 기준으로 11월 첫 주 원유 수출량은 383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7만t보다 49%나 많았다.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지난 3월 중순 이후 지금까지 꾸준히 지난해 같은 기간 수출량을 앞지르고 있다고 브뤼헐은 분석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르면 다음달부터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가격 상한제를 시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여파가 향후 경제의 전망도 어둡게 하고 있다. 옐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15일 연방 하원에 출석해 올해 러시아 경제가 -3~3.5%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달 예상한 -3.4% 전망치와 대체로 일치한다. 하지만 국제 거시경제 조사 기관 ‘컨센서스 이코노믹스’가 집계한 민간 경제 분석가들의 예상치는 이보다 더 낮은 -4.6%였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전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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