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이 보이는 트로카데로 광장에 올림픽 상징물이 설치되어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각종 국제 대회 참가가 막힌 러시아와 벨라루스 운동선수들이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아시아 지역 예선 등을 거쳐 참가할 길을 열어줬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25일(현지시각) 성명을 내어 “어떤 운동선수도 그들이 소유한 여권 때문에 경쟁에 참여하는 게 막혀서는 안된다”며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이 ‘중립’ 지위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올림픽위원회 위원들, 국제 경기 연맹, 각국의 올림픽위원회 등과 협의한 결과,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또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의 아시아 경기 참가를 허용하기로 한 제안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아시아 지역 예선 등을 통해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할 경우, 내년 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2024 하계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파리 올림픽에는 모두 32개 종목의 선수 1만500여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로이터>는 국제올림픽위원회가 그동안 두 나라 선수들이 자국을 대표하는 대신 중립 지위로 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미국을 비롯한 몇몇 국가의 올림픽위원회도 이런 방안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러시아가 지난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많은 국제 경기 단체들은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를 취소하거나 러시아 선수는 물론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벨라루스 국적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도 막아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 또한 두 나라 선수들이 자국의 국기를 달고 국제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권고해왔다.
한편, 국제 선수 단체인 ‘글로벌 애스리트’와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선수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어 국제올림픽위원회의 이날 결정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는 러시아의 선전선동을 강화해주고,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에 힘을 실어주며, 평화를 약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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