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종파갈등 논의”…79년 혁명 이후 첫 대면
핵 문제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해 온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문제를 놓고 직접대화를 하기로 했다. 두 나라만의 공식적인 직접대화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으로, 핵 문제와 관련한 이란의 입장 변화를 예고한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알리 라리자니 국가안보회의 의장은 16일 “이라크에서의 종파분쟁을 끝내고 안정을 회복하기 위한 직접대화를 하기로 미국과 합의했다”고 이란 의회에서 밝혔다. 이란 대표단은 조만간 바그다드에서 잘마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대사를 만나기로 했다.
핵협상 대표도 맡고 있는 라리자니 의장은 “미국은 이라크 상황과 관련해 자신들의 행동을 진지하게 성찰해야 한다”며 “미국에게 그럴 준비가 돼있다면, 우리는 도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화가 이라크 시아파 정당의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이 이라크 시아파에게 무기를 대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 문제를 논의하자고 요구해 왔다. 이라크의 시아파 정당을 지원해 온 이란은 이런 관계가 이라크 안정에 중요한 의미를 띤다는 점을 암시해 왔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란과는 이라크 문제만 논의할 것이라며, 핵 문제에 관한 직접대화는 유럽 주요국들이나 러시아, 또는 중국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트레일리아를 방문 중인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이란과의 대화는 유용한 것이겠지만, 이라크 치안 문제에 국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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