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에이즈 환자에 제한적 검토” 지시
성을 쾌락의 도구로 삼으면서 생명을 부정한다는 이유로 피임기구 사용을 인정하지 않아 오던 로마 교황청이 오랜 금기를 깨고 에이즈 예방을 위해 제한적으로 콘돔 사용을 허용할 것이라고 25일 <비비시> 인터넷판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교황청의 하비에르 로사노 바라간 추기경은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청 보건위원회에 에이즈 환자의 콘돔 사용 허용 문제에 대한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바티칸은 곧 에이즈와 같은 중대한 질병을 지닌 이들의 콘돔 사용에 관한 견해를 밝힐 것”이라며 “매우 어려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에이즈를 피하는 최상의 방법은 금욕생활이라는 태도를 보여 온 교황청은 조만간 한쪽이 에이즈 감염자인 부부라면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콘돔을 쓸 수 있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가톨릭 내부에서는 에이즈 환자는 콘돔을 사용하는 게 현명한 대안이라는 지적이 최근 제기돼 왔다.
지난해에는 콘돔 사용을 장려하는 브라질 가수가 교황 참석 행사에 출연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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