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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캐나다 “미국 추진 MD 불참” 선언

등록 2005-02-25 18:24수정 2005-02-25 18:24

마틴 총리 “우선적 안보강화분야 아니다”
부시 잇단 요격실험 실패속 정치타격 커

캐나다 정부가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엠디·MD)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폴 마틴 캐나다 총리는 24일 성명을 내어 “북미대륙의 안보를 위해 미국과 긴밀한 동반자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며 “그러나 안보 강화를 위해 우리가 노력을 집중할 분야는 엠디가 아니다”며, 엠디 불참 의사를 분명히했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동참요청을 거절했던 캐나다가 2년여만에 의욕을 가지고 추진해 온 엠디 참여마저 공식 거부하고 나서자 조지 부시 행정부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고 있다. 최근 잇따른 요격실험 실패로 곤경에 처한 부시 행정부로선 캐나다의 불참선언으로 적지 않은 정치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은>은 25일 이임을 앞둔 폴 셀루치 캐나다 주재 미 대사가 “캐나다로 날아드는 미사일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권을 사실상 포기한 캐나다 정부의 결정에 당혹스러울 뿐”이라며 “어차피 미국은 엠디를 실전배치할 것이며, 불참 선언을 통해 캐나다 정부는 자국 영공방어와 관련한 주권을 사실상 포기한 셈”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캐나다 정부는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엠디 참여 여부를 놓고 미국과 물밑 협상을 벌여왔다. 특히 2002년 12월 부시 대통령이 2004년 가을까지 엠디를 실전배치하겠다고 밝힌 뒤 논의가 급진전되면서, 지난해 1월엔 양국 국방장관이 이와 관련한 의향서(LOI)를 교환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실시된 총선에서 마틴 총리가 이끄는 자유당이 전체 308석의 하원의석 가운데 40여석이 줄어든 133석을 얻는데 그치면서 엠디 참여문제가 정치적 변수로 떠올랐다.

자유당 내부에서도 엠디 참여에 대한 찬반의견이 엇갈린 상태에서, 24년만에 등장한 소수정권이란 한계 때문에 자유당을 위협하는 보수당(99석)에 맞서 마틴 총리 정부는 퀘벡블럭(54석)과 진보성향의 신민주당(19석)의 정책적 도움이 절실했다. 신민주당은 일찌감치 엠디 불참을 주장해왔으며, 퀘벡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해 엠디참여 반대여론이 높다. 지난해 11월 캐나다연구정보센터가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퀘벡지역에선 엠디참여 반대의견이 전국 평균(52%)보다 13% 포인트나 높은 65%에 이르렀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은 지난해 12월 부시 대통령이 오타와를 방문해 마틴 총리에게 엠디 참여를 종용했음에도, 마틴 총리가 최종 불참선언을 한 것은 이런 국내 정치적 상황이 가장 큰 이유라고 분석했다.

그동안 엠디 반대론자들은 엠디체제가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많으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데 비해 효과는 전혀 검증되지 않았다고 강조해왔다. 캐나다 왕립학회는 지난달 27일 마틴 총리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엠디를 무력화시킬 수 있는 신무기가 개발될 게 뻔하고 △엠디 자체가 제대로 작동할지 의문인데다 △우주의 군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세계적인 군비경쟁을 촉발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로 엠디에 불참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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