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민간단체 등에 비밀리에 거액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반미 선봉’에 선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축출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강한 의혹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30일 미국이 국제개발처의 ‘친 민주주의 프로그램’을 통해 베네수엘라의 반 차베스 진영에 큰 돈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이 정보자유법에 근거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미국은 2002년 이후 베네수엘라의 각종 단체에 행사비용 등의 명목으로 2600만달러를 지원했다. 그러나 국제개발처는 돈을 받은 단체들의 이름을 절반 이상 공개하지 않았다.
워싱턴에 있는 서반구문제협의회의 래리 번즈 회장은 “(공개된 정보는) 차베스를 내쫓거나 무력화하려는 강력한 시도가 있고, 많은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는 걸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차베스 대통령을 비난하는 이유가 남미를 불안정하게 한다는 것이지만, 이는 미국에게 더욱 적절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볼리비아, 페루, 이라크, 아이티 등에도 이런 성격의 자금을 집행하고 있는 국제개발처의 한 관계자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프로그램의 목적은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고, 어디에서나 강력한 시민사회는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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