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극우파를 대변하는 산커에신문 자매지 <정론>
한승조 명예교수의 글이 실린 월간 <정론>은 일본 극우세력의 기관지로 불린다. 극우 성향 <산케이신문>에서 발행하는 이 월간지는 역사왜곡을 주도하는 극우인사들의 ‘단골 발언대’이며, 일본의 양심적 진보인사를 때려잡는 ‘저격수’ 구실을 거침없이 해내고 있다. 극우파의 ‘메가폰’이란 점에서 한국의 <월간조선>과 쌍벽을 이룬다.
이 잡지의 성격은 이번 4월호 제목과 등장인물만 봐도 쉽게 다가온다. 3월호에 이어 이번호 특집도 공영방송 <엔에이치케이>가 강경 우파의 대명사인 아베 신조 자민당 간사장 대리 등의 압력을 받아 일본군 위안부 관련 프로그램을 왜곡해 논란을 빚었던 사안에 관한 것이다. 잡지는 이 사안을 파헤쳤던 <아사히신문>에 대해 ‘보라, 교활한 트리오가 만들어낸 아사히 보도의 집념’ ‘아사히의 종군위안부 기만보도의 계보’ ‘그러고도 아사히, 엔에이치케이는 미디어냐’ 등의 글로 무차별 공격을 가했다. ‘아사히에 대한 불신’을 기고한 아베는 이 잡지 단골손님이다. ‘역사와 민족에 대한 책임’이란 글을 쓴 니시오카 간지는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핵심인물이다.
이 잡지가 가장 비중을 두는 주제는 ‘역사 뒤집기’와 ‘북한 때리기’다. 여기에는 한 명예교수를 비롯해 한국인들도 이따금 얼굴을 내민다. 한 명예교수는 3월호에서도 일본 우파 교수와 함께 ‘한·일 자유주의 세력의 연대와 친북좌파에 반격하기 위해 ‘김정일 연명장치’인 한류 자학사관을 공격한다’라는 글을 실어 두 나라 우파의 연대를 촉구한 바 있다. 북한 출신의 <조선일보> 기자 강철환씨는 2월호에 ‘탈북자를 절망으로 내모는 친북 한국’이라는 글을 쓰는 등 심심찮게 기여하고 있고, 오선화씨 등 재일동포 전문가 자격으로 일본 찬양과 한국 역사 및 현실 왜곡에 발벗고 나선 고정 기고자들도 여럿 있다. <월간조선> 기자도 등장한다. 일본에서 식민지배 정당화에 앞장서거나 북한 제재 주장을 펴는 사람들도 자주 눈에 띈다.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은 이 잡지의 ‘형님뻘’인 <산케이신문>에 정기적으로 글을 내면서 한·일 우파의 연대를 다져나가는 인물이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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