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10일만에 통상·문화장관 잇따라 사임
절세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어 12년 만에 중도좌파 정권을 무너뜨린 프레드리크 라인펠트(41) 총리의 스웨덴 정부가 출범 10일 만에 장관들이 탈세 문제로 낙마하면서 비틀거리고 있다.
세실리아 스테고 실로 스웨덴 문화장관이 16일 사의를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총리 선출 다음날인 지난 6일 다른 장관들과 함께 임명된 실로 장관은 탈세와 텔레비전 수신료 미납이 드러나 장관직을 수행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앞서 현지 신문은 실로 장관이 보모의 고용세를 탈루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해마다 200달러 가량인 텔레비전 시청료를 16년간 미납한 게 들통나, 방송 주무 장관으로 부적격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14일에는 마리아 보렐리우스 통상장관이 역시 세금과 텔레비전 수신료 탈루가 드러나 장관과 의원 자리를 내놨다. 그는 보모와 가정부 고용세가 많아 낼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소득이 일반가정의 몇 배다. 라인펠트 총리는 그가 세금을 안 내려고 회사 이름으로 92만달러짜리 여름별장을 샀다는 의혹까지 불거지자 특별조사를 지시하기도 했다.
토비아스 빌스트룀 이민장관도 수년간 텔레비전 수신료를 안 내 도마에 올랐다.
참신하고 중도적인 보수정치인 이미지로 지난달 총선을 중도우파 진영 승리로 이끈 라인펠트 총리는 조각에서 22명의 장관 중 10명을 여성으로 임명하고 칼 빌트 전 총리(1991~94)를 외무장관으로 기용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장관들의 ‘불법 절세’가 탄로나 시작부터 상처를 입게 됐다.
이번 사태에 라인펠트 총리는 “우리가 저소득층의 세금을 깎고 많은 일자리를 만든다면, (국민들이) 보도된 일들(장관들 탈세)을 너그럽게 생각해줄 것”이라는 ‘변명’을 내놨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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