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갈등빚던 광저우 주교 서품 승인
로마 교황청이 중국과 갈등을 빚어온 간준추 광저우 교구 주교의 서품을 승인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18일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해 5월 이후 중국의 잇딴 일방적인 주교 임명으로 난항에 빠진 중국과 바티칸의 외교관계 복원 노력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로마 교황청은 2001년 5월 숨진 린빙량 주교의 후임으로 신학자인 간 신부가 서임될 예정이라며, 최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교황청 관계자는 “수년 간 광저우 교구를 맡은 주교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2∼3명의 후보를 지켜보았다”며 “교구의 의견이 간 신부로 모아지는 것을 확인하고 주교 서품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광저우 교구는 지난해 10월 간 신부를 주교 후보로 선출한 뒤, 로마 교황청에 인준을 신청했다.
로마 교황청의 이번 조처는 중국에 대한 바티칸의 정책을 논의하기 위한 특별회의를 앞두고 이뤄졌다. 바티칸 국무장관인 타르치시오 베르토네 추기경의 주재로 열리는 이 특별회의에는 조지프 쩐 홍콩 추기경 등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 특별회의가 바티칸의 대중국 정책이 한층 강경해지는 계기가 될 것을 우려해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전했다.
중국 종교당국은 이번 조처를 바티칸의 우호적인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류바이녠 천주교애국회 부주석은 “교황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이번 조처가 중국과 바티칸의 외교관계를 개선하는 데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황청 관계자는 “간 주교 서품 승인은 바티칸 특별회의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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