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난민차관보 시리아 방문
이란과 본격대화 나설지도 관심
이란과 본격대화 나설지도 관심
미국과 시리아가 12일(현지시각) 2년여 만에 고위급 양자 접촉을 했다. 10일 미국·영국·이란·시리아 관리들이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회담한 것과 맞물려, 미국의 중동외교가 이른바 ‘악의 축’인 이란·시리아와의 직접 대화로 선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시리아를 방문한 엘렌 소어브레이 미 국무부 인구·난민·이민담당 차관보는 파이살 메크다드 시리아 외무차관과 이라크 난민 문제를 논의했다. 소어브레이 차관보는 2005년 1월 리처드 아미티지 당시 국무부 부장관이 바샤르 알아사르 시리아 대통령을 만난 뒤 처음으로 시리아를 방문한 미 고위 관리다.
이날 만남에서는 100만명으로 추산되는 시리아 안의 이라크 난민 문제가 초점이었다. 하지만 <로이터> 통신은 메크다드 차관이 회담 뒤 “모든 문제들을 미국과 논의하는 게 얼마나 긴요한지 설명했다”며 미국과 중동 문제 전반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등 때문에 시리아를 적대시하고 있다. 최근엔 라피크 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암살(2005년 2월)과, 이라크 저항세력의 배후에 시리아가 있다며 더욱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왔다.
미 국무부는 그의 방문이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과의 합동방문이지 “양자 접촉”이 아니라고 했지만,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 외교정책 대표도 13일 시리아를 방문키로 해 서방과 시리아간 대화의 본격화 전망을 낳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 행정부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중심의 ‘대화파’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며, 걸프해역 항공모함 추가 배치와 금융제재로 이란을 궁지로 몰아넣은 미국이 이를 기반으로 대화를 시작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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