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즈미 “해제땐 지역안정 해쳐” 시라크“정치적 의사결정일뿐”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와 일본을 방문 중인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연합의 중국에 대한 무기금수 해제를 둘러싸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고이즈미 총리는 27일 시라크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지역 안정의 관점에서 무기금수 해제를 우려하고 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일본의 군사비 지출은 지난 3년 동안 연속 감소추세에 있는 반면, 중국의 군사비 지출은 10년 이상 두자릿수 성장을 해왔다”며 무기금수가 해제돼 첨단기술이 중국으로 들어가면 동아시아의 군사적 균형이 깨질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에 대해 시라크 대통령은 “무기금수를 해제하더라도 무기나 기술의 수출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며 “수출에는 여러 제약과 일정한 규칙이 있는데, 그것을 깨뜨리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그는 무기금수가 “실제의 군비 면에서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 사안이 아닌 정치적 의사결정일 뿐”이라며 “중국으로선 무기금수 해제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무기금수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체면을 중시하는 나라이며, 이번 사안을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체면이 걸린 문제로 여기고 있다”며 해제 의사를 굽히지 않아 두 정상의 논의는 평행선을 그었다. <요미우리신문>은 두 나라가 중국을 보는 관점의 차이를 잘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두 정상은 또 프랑스와 일본이 유치 경합을 벌이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에 대해서도 조기 해결과 협의 계속의 필요성에 인식을 함께 했을 뿐 장소에 대한 의견 접근은 보지 못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시라크 대통령이 “(신청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그러나 북핵 문제와 관련해선 북한의 핵계획 완전 포기와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촉구했다. 시라크 대통령은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한 지지를 다시금 표명했다. 도쿄/박중언 특파원 park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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