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보보고서…“조직정비돼 공경력 매우 향상”
9·11 동시테러 이후 지난 6년 동안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에 6100억달러(약 561조8천억원)의 전비를 쏟아부었다. 전쟁에서 이라크인 10만명 이상과 미군 4천명 이상이 숨졌다. 그럼에도 미국이 최대의 적으로 삼아온 알카에다는 오히려 “조직을 재정비하고 유례없이 강해졌다”고 미국 정보당국은 평가하고 있다. 또, 이라크 정세를 부시 행정부가 자체적으로 평가한 예비보고서에서도 18개 기준중 8개에서만 진전이 있었다고 나타났다.
<에이피>(AP) 통신은 12일 ‘알카에다 서방 공격 태세 향상되다’라는 5쪽짜리 비밀보고서를 놓고 백악관에서 토론이 진행된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미국내 16개 정보관련 기관의 대테러 정보 분석가들이 지난 2년 동안 작업해온 ‘국가 정보 평가’의 일부다.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한 정부 관리는 알카에다가 “2001년 이후 가장 조직이 정비됐고, 유럽과 미국에 대한 공격을 계획할 수 있는 능력이 매우 향상됐다”는 결론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또 보고서에는 “유럽 내 조직원들을 활용하는 등 가장 활발한 훈련 프로그램을 만들어냈다”는 내용도 담겼다. 특히 △오사마 빈라덴 등 알카에다 핵심 지도부가 파키스탄 서북부 아프간 국경지대에 은신해 있으며 △지난해 12월 파키스탄 정부가 이 지역 부족장들과 평화협상을 맺은 뒤 정부군의 영향력이 약해지면서 이 지역에서 알카에다의 힘이 더욱 강해졌다고 지적했다.
부시 행정부가 12일 발표한 이라크 정세 예비 평가보고서는 이라크 정부가 미국이 설정한 정치, 군사적 기준 18가지 가운데 8개에서만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나머지 8개에서는 진전이 충분치 않고 2가지 기준은 진전과 후퇴가 함께 나타나고 있다는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보고서는 이라크 정부가 아직까지 내부적 폭력사태를 줄이지 못하고 있고 치안 강화 목표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종파간 폭력사태가 전반적으로 줄어든 게 성과하고 주장했지만, 치안상황이 복잡하고 극도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보고서 발표 뒤 기자회견에서 철군론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미군이 증강된지 얼마되지 않아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르며, 미군의 조기 철군은 이라크에서 재난을 불러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알카에다가 유례 없이 강해졌다는 정보보고서를 반박하며 “알카에다는 강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올 여름 미국에 대한 테러공격이 자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미국은 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에이비시>(abc) 방송은 11일 고위 정보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알카에다 요원들이 미국을 향해 출발했거나 이미 입국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보가 입수됐다고 보도했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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