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트라우트 주자네 베르너 책 삽화
로트라우트 주자네 베르너 책 미국 출판 무산
<수학귀신>의 삽화를 그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어린이 책 작가 로트라우트 주자네 베르너가, 자기 책의 미국 출판을 앞두고 있었으나 ‘고추와 가슴이 보이는 삽화’ 때문에 무산됐다고 독일 <슈피겔> 인터넷판이 11일 보도했다.
미국 출판사 보이즈 밀즈 프레스는 책에서 몇몇 삽화를 삭제할 것을 요구했다. 누드 그림 및 조각이 있는 미술관 그림과 담배를 피우는 장면 등이었다. 미국 어린이의 부모들이 긍정적으로 수용하지 못할 것을 염려한 출판사가 미리 조처를 취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작가와 독일 출판사 쪽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결국 계약은 이뤄지지 않았다.
작가 베르너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는 “미국 출판사 쪽은 미국의 부모들이, 자녀가 이런 ‘포르노’를 읽은 데 대해 어떻게 반응할지 매우 걱정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1㎜도 되지 않는 남성 조각상의 성기와 전혀 사실적이지 않은 여성 누드화가 문제가 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베르너는 또 “문제가 되는 부분에 검은색 줄을 긋는다면 차라리 나았다”며 삭제 요청의 잘못을 지적하고, “검열을 한다 해도, 독자들은 어떤 부분이 검열을 받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책은 어린이와 어른들의 일상을 계절별로 묘사한 시리즈 도서로, 그동안 유럽과 일본 등 13개 나라에서 번역·출판되는 동안 누드에 대한 문제가 생긴 적은 없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