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노벨 경제학상 수상한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

등록 2007-10-15 23:57

15일 올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레오니트 후르비치(미국 미네소타대)와 에릭 매스킨(미국 프린스턴 고등연구소), 로저 마이어슨(미국 시카고대) 교수 등 3명의 미국 석학은 게임이론 중에서도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기초를 수립한 것으로 유명하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은 정부가 정책을 수립.실행할 때 아무리 의도가 좋더라도 사람들은 개인의 이익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에 당초 의도했던 정책 효과가 달성되지 않을 수 있다는 가정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들이 개별적으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더라도 동시에 이 같은 행동이 사회적으로도 바람직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최적의 제도는 무엇인지, 어떻게 이를 설계할 수 있을 지를 연구하는 것이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핵심이다.

경제학자들은 최근 개정된 대부업법 역시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으로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최고 이자율을 49%로 제한하는 대부업법 개정은 고금리로 인한 서민들의 부담을 방지하기 위한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는 49% 이상의 금리를 주더라도 돈을 빌리려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존재한다. 따라서 대부업법 개정은 좋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불법 고리사채를 양산하게 하는 만큼 이를 감안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버드대에서 에릭 매스킨 교수로부터 지도를 받은 한순구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을 이렇게 설명한다. "정부가 특정 지역에 다리를 놓으려고 지역 주민들의 의사를 묻는 경우를 상정해 보자. 정말 다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결국 다리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 어차피 자기 돈이 들어가지 않는 한 다리 건설에 찬성하게 된다. 따라서 정부가 정책을 만들 때는 단순히 그 정책이 국민에게 좋은 것인지 또는 싫은 것이지만을 생각해서는 안되고 이 정책이 의도대로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인지,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사람들이 진실을 말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를 연구하는 것이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이다".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토대는 게임이론으로부터 출발한다. 게임이론의 시초는 천재 물리학자인 존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과 경제학자 오스카 모르겐슈테른(Oskar Morgenstern)이 1944년 출간한 저서 '게임의 이론과 경제적 행태'로 알려져 있다.

게임이론의 발전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인물은 존 내쉬(John F. Nash) 교수로 1950년대 초반에 쓴 서너 편의 논문은 오늘에 이르기까지 이론의 초석이 됐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실제 주인공 모델로 잘 알려진 내쉬 교수는 1994년 존 하사아니(John C. Harsanyi), 라인하르트 젤텐(Reinhard Selten)과 노벨경제학상을 공동수상한 바 있다.


또 200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로버트 오먼(Robert J. Aumann)과 토머스 셸링(Thomas Schelling) 역시 게임이론 분야로 수상했다.

한 교수는 "1950년대 내쉬 교수로부터 시작된 게임이론이 1980년대 들어서는 경제학의 주류로 부상하게 된다"면서 "레오니트 후르비치와 에릭 매스킨, 로저 마이어슨 교수 등은 80년대 초반 이러한 게임이론의 선두주자였다"고 설명했다.

게임이론을 전공한 김진우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마이어슨 교수는 경매 제도와 관련해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을 성립한 업적이 있고 후르비치 교수와 매스킨 교수는 일반적인 메커니즘 디자인의 이론적 토대를 쌓았다"고 평가했다.

매스킨 교수에 대해 한 교수는 "당시 게임이론을 가르치는 교수가 없는 상황에서 매스킨 교수는 독학으로 공부해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 박사 논문은 지금도 미국에서 대학원 미시경제 강의를 들으면 꼭 나오는 불후의 명작인데 재미있는 것은 매스킨 교수가 '이미 모든 사람이 알고 있고 한 부씩 가지고 있는 논문을 다시 출판할 필요가 있겠냐'면서 출판하지 않아 경제학계에서는 출판되지 않은 가장 유명한 논문으로 꼽히고 있다"고 전했다.

한 교수에 따르면 연세대학교에서 내년부터 운영하는 SK 석좌교수제에 따라 매스킨 교수는 2009년 가을학기에 연세대 경제학과에서 학부와 대학원 각 한과목씩을 직접 가르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pdhis959@yn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