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레일리아의 총리예정자 케빈 루드(왼쪽)가 24일 총선 승리 뒤 연설 도중 부인 테레스 레인과 함께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브리스번/AP 연합
서방선 드문 ‘중국통’ 기술관료
오스트레일리아 총선을 승리로 이끌어 다음주 총리로 취임하게 된 케빈 러드 노동당 총재는 1957년 퀸즐랜드의 시골에서 농부의 넷째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1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려운 환경에서 자라, 이 시기 겪은 고생이 노동당 쪽 성향을 결정지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성장기 대부분을 퀸즐랜드에서 보낸 그는 캔버라의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ANU)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다. 1981년 대학을 졸업한 그는 외교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외교관 생활 가운데 3년 가량을 중국에서 근무했으며, 그는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자랑한다. 지난 9월 시드니에선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30분 동안 중국어로 대화를 나눠 감탄을 자아냈다.
정계에는 88년 퀸즐랜드의 노동당 지도자 웨인 그로스의 비서실장으로 입문했다. 이듬해 노동당이 퀸즐랜드 선거에서 승리하자 그는 퀸즐랜드주 각료를 역임했다. 그는 ‘닥터 데스(DEATH)’라는 별명만큼이나 딱딱하지만, 능력 있는 테크노크랫(기술관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연방의회에는 98년 진출했다. 2001년에는 야당의 그림자 내각에서 외무장관으로 임명돼 역량을 인정받았다. 2003년에는 미국 뉴욕에서 술에 취해 스트립쇼를 찾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돼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위기를 딛고 지난해 12월 킴 비즐리를 꺾고 노동당을 이끌게 됐다. 기업가인 부인 테레스 레인과 사이에 세 자녀를 두고있다.
박병수 김외현 기자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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