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런던 대회 ‘아일랜드 독립’ 갈등으로
1980년 모스크바·1984년 LA 대회 대회 ‘냉전’ 탓
1980년 모스크바·1984년 LA 대회 대회 ‘냉전’ 탓
올림픽 보이콧은 올림픽 만큼이나 역사가 깊다. 1992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올림픽이 1960년 이탈리아 로마 올림픽 이후 보이콧이 없었던 첫 대회일 정도로, 논란이 없었던 경우가 오히려 더 드물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7일 보도했다.
1908년 영국 런던 올림픽에는 아일랜드 선수들이 참가를 거부했다. 영국이 아일랜드의 독립에 반대했다는 이유다.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은 나치 독일에 항의해, 유대인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았다. 1956년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 올림픽은 영국과 프랑스가 수에즈 운하를 침입한 것에 항의해, 이집트·이라크·레바논이 불참했다.
냉전도 올림픽을 갈라놓았다. 1952년 핀란드 헬싱키 올림픽 때, 소련 선수들은 자국 땅에 머물다가 경기 때만 핀란드 국경을 넘어갔다.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때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해 항의해, 미국 주도로 62개 나라가 불참했다. 소련은 198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 동구권 국가의 불참을 이끌어 되갚았다. 올림픽이 연 두 차례나 반쪽 행사로 치러진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는 북한이 참석을 거부했고, 에티오피아와 쿠바도 동조해 불참했다.
정치적 이유로 올림픽이 피로 물들기도 했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은 올림픽을 열흘 남짓 앞두고 벌어진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로 얼룩졌다. 정부가 시위대에 총을 쏴, 200명 이상이 숨졌다. 1972년 독일 뮌헨 올림픽 때는 팔레스타인 게릴라단체 ‘검은 9월단’이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에 침입해 11명을 살해했다. <비비시>는 올해 성화봉송 때 티베트 관련 시위로 온갖 소동이 벌어진 탓에, “다음 올림픽에도 성화봉송이 계속될지는 지켜볼 일이다”고 보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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