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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중-일 정상회담 공동성명 국민반응에 표정 교차

등록 2008-05-07 21:12

중-일 공동성명 요지
중-일 공동성명 요지
‘올림픽 지지’ 얻은 후진타오 웃고
‘만두파동’ 소득없는 후쿠다 울고
6일 중-일 정상회담 뒤 채택된 공동성명에는 ‘성공적 회담’이 절실한 두 나라 정상의 기대와 소망이 짙게 배여 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티베트 사태의 무력진압에 따른 국제여론 악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지지율 10%대로 추락이라는 난처한 상황에서 맞이한 회담이어서 가시적 성과가 필요했다.

그런 점에서 우선 티베트 사태 이후 첫 해외 나들이에 나선 후 주석으로서는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티베트 사태와 관련해 일부 유럽 정상의 개막식 불참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후쿠다 총리는 참석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에이치케이>(NHK) 방송은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를 최대의 과제로 생각하는 중국에게 후쿠다 총리의 개막식 참가는 큰 선물”이라고 지적했다.

후 주석도 후쿠다 총리를 상당히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주었다. 일본의 아킬레스건인 역사 문제에 대한 일본 쪽의 대응을 높게 평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1998년 장쩌민 주석의 방일 때 합의한 공동성명의 “(일본의 침략에 대해 사죄와 반성을 표명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존중해”라는 문구도 이번에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후 주석은 공동성명에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이 숙원인 일본의 기대에 한껏 부합하는 내용을 담고, 6일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최근 우에노동물원에서 사망한 판다 링링을 대신할 판다 한쌍을 일본 쪽에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우호적 분위기 연출을 위해 애썼다.

그러나 후쿠다 총리가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 만한 성과를 거뒀는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후쿠다 총리는 셔틀외교를 복원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얼어붙었던 중-일 관계의 해빙을 비롯한 아시아 외교의 정상화라는 적지 않은 성과를 이뤄냈다. 그럼에도 살충제 만두 파동과 동중국해 유전 공동개발 등 일본 국민들이 관심이 많은 현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다. 이미 바닥으로 떨어진 그의 존재감이나 국민들의 기대감을 되살리기는 힘들다는 얘기다. 일본 언론들이 후 주석의 방일을 반대하고 티베트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와 우익단체의 시위를 크게 다루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도쿄/김도형 특파원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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