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언론 잇단 보도
이라크와 미국 협상팀이 이라크 주둔 미군을 오는 2010년부터 2011년 사이에 철수시키는 것을 뼈대로 하는 초기단계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 안보협정을 논의중인 양쪽 협상실무팀이 이번 합의 결과를 이미 지난 수일 동안 자국 정치 지도자들에게 보고했다고 <데페아> 통신이 4일 이라크의 친정부성향 일간 <알사바흐>를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이 매우 이른 시일 안에 양해각서 체결을 시사하는 최종합의 단계에 접근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뉴욕타임스>는 “이라크와 미국은 독립된 주권국가로 대우받으려는 이라크의 희망을 만족시키는 민감한 안보협약 합의에 가까이 다가섰다”고 이라크 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도 이날 “이라크에서의 성과가 지속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미군의 이라크 파견기간을 현행 15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라크는 지난 3월부터 올해로 기한이 만료되는 유엔의 이라크 치안 위임업무를 대체할 이라크주둔 미군지위협정(SOFA) 협상을 수개월째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이라크 정치권은 미군의 협정안이 이라크의 주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이 많다며 반발했고, 누리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도 양국간의 ‘협정’을 ‘양해각서’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협상 일정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보도와 관련해 미국 정부와 미군 당국에서는 5일 현재까지 공식 확인 또는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라크의 강경 반미 시아파 지도자인 알사드르는 이라크 내 미군 주둔 자체를 반대하며 지난달 31일 알말리키 정부에 협정문 서명 거부를 촉구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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