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일반 |
미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없다” 한달간 숨겼다 |
미국이 이라크 침공 이유로 내세웠던 대량살상 무기를 찾아내기 위해 지난 2년 동안 1700여명의 요원을 투입해 벌여온 무기 수색작업을 지난달 슬그머니 끝낸 사실이 12일 밝혀졌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이 지난달 찰스 듀얼퍼 이라크서베이그룹(ISG) 단장을 만나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며 “이라크에 있으리라 생각했던 대량살상 무기는 거기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상 활동은 끝났으며, 일부 요원이 최종 보고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미국이 이라크 침공의 근거로 내세운 대량살상 무기 프로그램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최종적으로 확인됐고, 부시 행정부는 거센 비판을 나라 안팎에서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에 대량살상 무기가 없다는 건 지난해 9월 듀얼퍼 단장이 중간보고서를 낼 때도 이미 알려졌다. 그러나 대선을 코앞에 뒀던 당시 부시 행정부는 “여전히 수색이 진행 중”이라며 발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대선이 끝난 뒤인 지난달 부시 대통령은 듀얼퍼 단장을 만나 활동종료 보고를 받았지만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 사실은 <워싱턴포스트>가 이날 아침에 “듀얼퍼는 고향에 돌아왔고, 분석가들도 버지니아 랭리의 중앙정보국 본부로 복귀했다”고 보도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 보도 직후에야 비로소 백악관과 국방부 관리들은 수색작업의 완전중단 사실을 언론에 확인해줬다.
이날 낮 백악관 정례 브리핑에선 “미국의 신뢰성이 엄청난 타격을 받은 것 아니냐”, “부시 대통령은 지금 북한과 이란이 핵 또는 핵프로그램을 가졌다고 말한다. 그러나 세계의 다른 나라들은 ‘우리가 그걸 어떻게 믿겠느냐’고 말하지 않겠나”란 질문도 나왔다.
낸시 펠로스 민주당 하원 원로는 성명을 내고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잘못을 미국민들에게 밝히고 왜 틀렸는지를 해명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6g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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