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의 침체가 깊어지면서 수출에 크게 의존해온 아시아의 두 경제대국 일본과 중국 경제도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마젠탕 중국 국가통계국장은 22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8%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분기별 경제성장률이 6%대로 떨어진 것은 2001년 4분기 이후 7년 만이다. 지난해 10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수출이 급감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9%였다.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도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한자릿수로 떨어진 것은 2003년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하락을 8%선에서 저지하려는 중국 정부의 이른바 ‘바오바’(保8)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중국은 2007년엔 13%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중국 정부는 이런 실적도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자평하는 분위기다. 마 국장은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세계 전체(3.7%)와 선진국들(1.4%), 개도국과 신흥국들(6.6%)에 비하면 성적이 좋은 편”이라며 “중국은 지난해 세계 경제성장에 20% 이상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자동차 등의 수출 감소로 석달 연속 무역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블룸버그 뉴스>는 “지난 12월 일본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5% 하락했다”며 “전달의 26.7% 하락과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0.3% 하락폭을 넘어섰다”고 22일 전했다. 이는 1980년 이래 최악의 수출 감소폭이다. 수입도 같은 기간 21.5%가 줄어들었지만, 3207억엔(약 36억달러)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비엔피파리바증권의 고노 류타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세계 경제의 팽창을 주도했던 미국의 과잉 소비가 종말을 고하면서, 일본 경제가 극심한 조정 과정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류이근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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