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일본 정박 ‘USS중윈호’ 파견…중 대응 긴박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대치가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중국이 최근 이 해역에 대한 순찰을 강화하자, 미국이 최신예 구축함을 급파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국들의 영유권 분쟁에 미국과 중국의 대립까지 겹치면서 남중국해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일본에 정박 중이던 이지스함 ‘USS중윈호’를 남중국해에 파견했다고 홍콩 <문회보>가 19일 전했다. 이 최신예 구축함은 남중국해에서 정보 수집 활동을 하고 있는 비무장 관측함 임페커블호를 호위하는 임무를 띈 것으로 전해졌다. 홍위안푸 중국사회과학원 군비통제센터 비서장은 신문에서 “중윈호는 요격미사일 등을 발사할 수 있는 MK41 수직발사대를 탑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8일 남중국해에선 중국 해군 함정 등 선박 5척이 임페커블호의 진로를 막고 대치하는 사건이 빚어졌다. 당시 임페커블호는 중국 잠수함들의 동향을 탐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미국이 최신예 구축함과 함께 핵잠수함도 남중국해에 파견했을 수 있다며, 핵추진 항공모함을 배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대응도 긴박해지고 있다. 남중국해를 해역별로 나눠 순시하던 중국 최대의 어업순시선 ‘위정311’ 등 순시선 세 척이 18일 베트남과의 분쟁해역인 서사군도(파라셀)의 천항섬에 집결해 관련 정보를 교환했다. 선원 대표들은 이어 천항섬에 상륙해 1974년 베트남과의 분쟁 과정에서 숨진 18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탑을 참배하고 영토 수호 의지를 다졌다.
중국은 또 수 척의 퇴역 해군 함정을 어업순시선으로 개조해 남중국해에 추가로 파견할 계획이라고 <차이나데일리>가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필리핀이 남사군도와 황옌섬을 자국 영해에 포함하는 영해기선을 발표하자 크게 반발한 바 있다. 말레이시아도 이 해역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남중국해는 300만㎢에 달하는 방대한 해역으로, 천연가스와 석유 등 자원이 풍부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중국과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주변국들의 영유권 분쟁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은 이 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을 막기 위해 중국과 분쟁 중인 나라들을 내심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