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초기 허용 뒤 국제사찰 계획
이스라엘·보수파 반발 ‘걸림돌
이스라엘·보수파 반발 ‘걸림돌
‘스마트 외교’의 대표적 사례로 ‘30년 숙적’ 이란에 꾸준히 손을 내밀어온 미국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의 핵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큰 양보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은 일정 기간 동안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용인하는 새 제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미국과 유럽의 고위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근 양쪽의 비밀협상에서 나온 이 제안은 가장 민감한 현안인 우라늄 농축에 대해 양보하겠다는 것으로, 협상의 전제조건으로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고 핵시설을 전면 가동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던 부시 행정부의 기존 정책과의 결별이다. 새 제안은 신뢰구축을 위해 협상 초기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핵시설 가동을 용인하되, 협상을 통해 이란이 국제적 사찰을 받고 최종적으로는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도록 요구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8일 주요 6개국 핵협상에 이란을 초청하고, 사상 처음으로 미국이 이란과 직접 대화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새 시나리오의 최대 걸림돌은 이스라엘과 미국 내 보수파들의 강력한 반발 가능성이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중단시키기 위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한 이스라엘 고위 관리는 미국의 새 협상 계획에 반대하면서, “미국이 올해 말까지 이란의 우라늄 농축을 완전히 중단시키지 못하면, 이스라엘은 무력을 통해 이란 핵 시설을 파괴하겠다는 계획을 재가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