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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미국, “위안화 올해안 절상”… 중국에 최후 통첩

등록 2005-05-18 19:12수정 2005-05-18 19:12

환율조작국 지정 경고…중 “투기자본탓에” 고민

미국과 중국 사이의 ‘환율 전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미국은 17일 중국 쪽에 올해 안에 위안화(인민폐)의 통화가치를 높이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낸 셈이다.

이에 따라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세계 수출 3위국으로 떠오른 중국으로서도 이제 위안화 평가절상 압력을 외면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값싼 위안화는 미국뿐 아니라 다른 주요 교역국들과도 잦은 통상마찰로 이어지고 있어 중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 미국 “환율 조작국 지정” 경고=미국 재무부는 이날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중국이 현재의 환율제도를 더 유연하게 바꾸지 않는다면 미국과의 무역에서 부당한 이득을 얻으려 환율을 조작한다는 비난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이) 유연한 환율제로 이행할지, 아니면 환율 조작국으로 분류될지는 하반기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6개월의 여유가 있다”며 시한을 못박았다. 이날 보고서는 2년여 꾸준히 강도를 높여온 위안화 절상 압력의 ‘완결판’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을 즉각 환율 조작국으로 지목하지 않음으로써 ‘정면 충돌’은 피했다.

미국이 이처럼 위안화 절상에 목을 매는 까닭은 막대한 무역적자의 주범이 “중국과의 무역역조”라는 판단 때문이다. 환율 조정은 경제 체질 개선이나 생산력 향상보다 단시간에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1619억달러로 1997년에 견줘 3.25배 증가했다.

환율 절상 압력말고도 미국은 지난 2월 중국산 수입품에 27.5%의 보복관세를 물릴 수 있는 법안을 제출하고, 최근에는 중국산 섬유제품 일부에 대해 쿼터제를 다시 적용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 중국 “준비는 됐지만 …”=중국은 몇 해 전부터 ‘환율 개혁을 준비 중’이라는 태도를 취해 왔다. 특히 올 들어 미국은 물론 유럽 나라들과도 통상 마찰이 심해지자 ‘환율 개혁’을 시사하는 발언도 훨씬 잦아졌다. 중국은 18일부터 외환시장의 거래 통화 종류를 4종에서 8종으로 늘린 것도 “환율개혁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 정부에 환율제 변경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무엇보다 위안화 절상을 노리고 대거 유입된 단기 투기자본(핫머니)이 골칫거리다. 홍콩 <상보>는 지난해 1년 동안 늘어난 외환보유 총액 2천억달러 가운데 무역흑자와 외국인 투자분을 제외한 1천억달러 가량은 환차익을 노린 핫머니라고 18일 보도했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도 문제다. 중국 정부가 위안화 재평가를 굳이 ‘환율 개혁’이라고 지칭하는 것도 이런 자존심의 표현이다. 특히 중국 정부는 “미국의 무역적자는 중국 탓이 아니며, 일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환율 변경은 있을 수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내보여 왔다. <블룸버그>의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은 “중국은 미국의 압박이 아니라 오직 내부의 필요성과 시간표에 의해 환율 조정에 나설 것”이라며, △4대 국책은행의 부실 △실업난 △수출 경쟁력 등을 위안화 평가절상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 언제 어떻게 바꿀까?=시장 쪽과 전문가들은 이미 위안화 평가절상을 기정사실화하고, 그 시기와 변동 폭에 주목하고 있다. 대체로 위안화 평가절상은 “변동폭이 10%를 넘지 않는 한 시장을 크게 흔들 재료는 아니다”라는 평가가 많다. 위안화의 1년 뒤 시세를 가늠할 수 있는 선물시장에서는 이미 현물시장보다 6% 이상 평가절상된 달러당 7.8089위안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위안화 가치가 15% 오르면 올해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다”며 큰 폭의 변동에 제동을 건 상태다. 그래서 나라 안팎의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변동 폭을 3~5% 수준으로 확대하는 ‘제한적 변동환율제’를 유력한 시나리오로 보고 있다. 시기는 오는 7월 열리는 주요 7국(G7) 정상회담, 또는 9월 후진타오 국가주석의 방미 시점 등이 점쳐지고 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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