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감염증상 없는 멕시코인 격리…멕시코 “차별대우”
중국 정부가 최근 홍콩에 들어온 멕시코인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자 멕시코와 상하이를 잇는 항공편 운항을 중단하고,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는 멕시코인들까지 격리해 멕시코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다.
파트리시아 에스피노사 멕시코 외무장관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국 정부가 멕시코인들에게 차별적인 조처를 취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중국 여행을 자제하라고 요청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멕시코를 출발해 상하이로 들어가는 항공기 운항을 중단한 데 대해서도 과도한 조처라고 비난했다.
에스피노사 장관은 중국 정부가 홍콩의 한 호텔에 투숙한 멕시코인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양성반응을 보이자 호텔을 봉쇄했다며, 이 과정에서 멕시코인들이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아무런 감염 증상을 보이지 않은 멕시코인들까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 아래 격리된 것을 매우 우려한다”며 “근거없는 차별적 조처”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콩 정부는 지난달 30일 상하이를 거쳐 홍콩에 들어온 멕시코인 남성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이 남성이 묵었던 호텔을 전면 봉쇄했다. 호텔 투숙객 200여명과 직원 100여명은 현재 호텔에 격리된 채 검사를 받고 있다. 감염이 확인된 멕시코인의 상태는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이처럼 신종 인플루엔자에 대해 ‘쇄국정책’을 펴는 것은 인구가 많고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병이 한번 번지면 급속히 전파될 위험이 크다고 보기 있기 때문이다. <광저우일보>는 지난달 27일 전문가들의 예측을 인용해 중국에서 신종 인플루엔자가 발병하면 최악의 경우 1억9000만명이 감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재빠른 돼지고기 수입 중단 조처도 해당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게리 라크 미국 상무장관은 1일 천더밍 중국 상무부장에게 서한을 보내 “신종 인플루엔자 확산을 막기 위해 각국 정부가 취하는 조처는 반드시 과학적 증거에 입각해야 한다”며 “근거 없는 무역제한 조처는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