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어선, 서해서 미 해양선 접근…물 발사해 저지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 이어 황해(서해)에서 다시 대치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1일 중국 어선 2척이 황해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해양관측선 USNS 빅토리어스호에 접근했다며, 중국 어선들의 이런 행동은 “안전하지 않고 위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외신들이 5일 전했다. 당시 중국 어선들은 빅토리어스호에 27m 거리까지 접근했고, 빅토리어스호는 경보장치를 가동하고 소방호스로 물을 쏘아 중국 어선들을 저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빅토리어스호는 대잠수함 작전에 투입되는 3384t급 해양관측선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중국이 대치했던 해상은 중국이 배타적 경제수역(EEZ)으로 주장하는 곳이나, 미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5일 “빅토리어스호는 당시 공해에서 일상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며 “중국 선박들이 위험할 정도로 가깝게 접근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휘트먼 국방부 대변인은 “이 문제를 외교적으로 다루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마자오쉬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6일 성명을 발표해 “미국 선박이 중국법과 국제법을 어기고 중국의 배타적 경제수역에서 허가 없이 작전을 수행하고 있었다”며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미국이 조처를 취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엔 하이난섬 근처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정보함 1척을 포함한 선박 5척과 미국의 해양관측선 USNS 임페커블호가 대치했다. 당시 임페커블호는 중국의 잠수함을 추적할 수 있는 음파탐지기를 탑재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난섬에는 중국의 잠수함 기지가 들어서 있다.
중국은 최근 해상과 육상의 영토 분쟁을 전담하는 부서를 외교부에 신설하는 등 영유권 다툼에 대비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필리핀, 일본 등과 영유권을 다투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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