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스라엘
변화하는 각국 외교관계
점점 멀어지나봐 미, 이스라엘 정착촌 확대 이례적 반대 ‘오바마는 이스라엘 정착촌과 팔레스타인 독립국가를 얘기했고, 네타냐후는 이란의 위협만을 언급하며 서로 동문서답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난 18일 첫 정상회담에 대한 일부 소식통들의 분석이다. 국제사회에서 최고의 혈맹인 미국과 이스라엘이 변하고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오고 있다. 양국 관계의 변화는 미국 대외정책의 최대 현안 중의 하나인 이란 핵문제 등 중동 정책 전반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등 미국 주요 인사들과 잇따라 만난 자리에서, 껄끄러운 ‘훈수’를 들어야 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18일 만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정착촌 중단을 보고 싶어한다”고 명시적으로 말했다.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땅에 유대인들의 정착촌을 확대하는 데 대해 미국이 반대의사를 이렇게 분명히 강조한 것은 이례적이다. 네타냐후의 이번 방미를 즈음해, 미국 조야는 이스라엘에 대해 비판적 정서를 숨기지 않았다. 단기적으로는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대 중단, 장기적으로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이라는 ‘두 국가 해법’을 이스라엘이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네탸냐후는 ‘이란 위협론’을 방패삼아 맞섰다. 그는 펠로시 의장과 만나 “우리는 기회와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며 “도전이란 핵무기 능력을 가진 이란의 잠재적 무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이스라엘은 물론, 온건 아랍 국가, 미국 등 우리 모두에게 큰 위험”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미 이라크 위협론을 내세워, 조지 부시 정권의 이라크 침공을 이끈 전력이 있다. 그러나 이번엔 이란 위협론이 그리 잘 통하지 않고 있다. 보수적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리언 하다 연구원은 <포린어페어즈>에 “오바마는 이스라엘 생존에 대한 주된 위협은 이란이 아니라 팔레스탄인과의 분쟁이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의 양보를 받아내 팔레스타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네타탸후가 어느 정도 과실을 챙겼다는 지적도 있다. 오바마는 네타냐후과 회담에서 이란 핵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방안의 시한이 올해 연말까지임을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1996년 네타냐후와 회담할 때에도 갈등이 있었지만, 양국관계는 결국 변하지 않았다. 오바마도 이스라엘에 순치될 것이란 지적도 많다. 그러나, 양쪽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차이를 서로에 대한 칭찬으로 가리고 있다”고 <비비시>는 보도했다. 오바마는 미국의 어느 대통령보다도 이슬람권에 대한 이해와 정책 변화를 추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이스라엘과의 전통적 혈맹관계의 재조정 또는 큰 변화가 필수적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6월4일 이집트 방문에서 새로운 중동평화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양국 관계의 첫 시험대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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