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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하메네이 “시위 계속땐 좌시 않겠다” 엄포

등록 2009-06-19 23:24수정 2009-06-20 01:38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9일 테헤란대학교에서 열린 금요예배에서 “투표 부정은 있을 수 없다. 거리 시위를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설교를 하고 있다. 하메네이 뒤에 보이는 사진 속 인물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끌었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다.테헤란/AP 연합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9일 테헤란대학교에서 열린 금요예배에서 “투표 부정은 있을 수 없다. 거리 시위를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용의 설교를 하고 있다. 하메네이 뒤에 보이는 사진 속 인물은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을 이끌었던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다.테헤란/AP 연합
“개표 공정” 재선거 주장 일축…시위중단 압박
중대 고비…‘대선 불복’ 강행땐 충돌 불가피
“거리의 도전은 용납할 수 없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19일 대통령 선거 부정 의혹을 일축하며 개혁세력을 향해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는 이날 테헤란대학에서 열린 금요예배에서 “선거는 공정하게 치러졌기 때문에 시위 사태는 용납할 수 없다”며 “시위가 계속될 경우 상응한 책임이 따를 것”이라고 위협했다. “정치지도자들이 극단적인 행동에 따른 유혈사태에 책임이 있다”고도 했다. 미르 호세인 무사비 등 개혁파 지도자들을 겨냥한 발언이다. 하메네이는 7일째 계속된 시위의 정당성을 전면 부정했고, 시위가 계속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도 경고했다.

하메네이의 경고를 무릅쓰고 개혁파가 계속 거리로 나설 경우 군대, 민병대와 정면충돌로 치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란판 ‘천안문(톈안먼)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메네이는 이날 “투표 조작은 있을 수 없다. 어떻게 1100만표를 조작할 수 있느냐”며 “선거 결과는 거리가 아닌 투표함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개혁파 후보 무사비 진영이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을 일축하면서 재선거는 없다고 못을 박은 것이다. 지난 13일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시위가 시작된 뒤 처음으로 이날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한 하메네이는 보수파 지도부가 재선거나 거국내각 등 타협 대신, 강공책을 선택했다는 것을 분명히 선언했다.

보수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에게는 힘을 실어줬다. “내 정책관은 다른 어느 후보보다 아마디네자드와 가깝다”고 말했다. 하메네이는 아마디네자드의 당선 발표 뒤인 지난 13일 이것은 “신의 뜻”이라고 말하기도 했을 만큼, 공공연히 아마디네자드를 지지해 왔다. 하메네이는 또 “외부에서 이란의 불안정을 바란다”며 “가장 사악한 것은 영국 정부”라고 말했다. ‘외세 개입설’을 제기하며 개혁파와 국제사회를 공격한 것이다. 영국 정부는 발언이 나온 뒤 런던 주재 이란대사를 불러 항의할 계획을 밝혔다.

하메네이는 이날 선거부정 의혹에 대해 헌법수호위원회가 조사할 것임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선거 결과가 뒤집힐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

개혁파 진영은 선택의 기로에 섰다. <인디펜던트>의 중동 전문기자 로버트 피스크는 “집회를 계속할 경우 법을 어기는 것이 되고, 집회를 그만둘 경우 바시지 민병대와 경찰이 거리의 왕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하메네이의 발언은 바시지 민병대와 경찰에게 중요한 열쇠를 던진 것”이라고 전했다. 무사비 진영은 하메네이의 이날 발언에 대해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지는 않았다.

개혁파 진영이 예정대로 20일 다시 집회를 연다면 정부 쪽과 충돌은 불가피하다. 테헤란 시장은 20일로 예정된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19일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지난 18일 무사비 진영은 테헤란에서 바시지 민병대의 총격으로 숨진 7명의 추모 집회를 열었으며, 이 시위에 수십만명이 모였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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