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차단위해 일반 개인정보도 무차별 조사
* 페이스북 :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 페이스북 :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테러와의 전쟁’의 첨단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각국의 정보기관들이 국제 테러집단의 핵심인물들을 식별하고 테러 공격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페이스북 형태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19일 보도했다. 군 정보기관들이 기존의 테러 용의자들뿐 아니라 테러와는 무관한 사람들끼리의 소셜네트워크까지 분석해 새로운 전선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다.
이런 기법은 소셜네트워크에 접속한 방대한 분량의 인물 정보를 무작위로 취합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함으로써 인물들 사이의 소통 정보와 연관성을 파악하는 방식이다. 수천명의 사람이 체포돼 조사를 받았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미 활발하게 수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펜던트>는 정보기관들이 이런 기법을 활용해 방대한 분량의 개인 전자우편과 전화통화 기록까지 뒤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학의 캐슬린 칼리 교수는 “소셜네트워크 분석은 누가 누구를 알고 있는지, 누가 누구에게 말하는지에 관한 정보 분석”이라며 “페이스북 형태의 모든 데이터가 주어짐으로써, 누가 중요 인물인지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비생산적일 뿐 아니라, 무고한 사람들의 개인정보 조사와 구금 가능성 때문에 중대한 인권 침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 <인디펜던트>는 소셜네트워킹 분석기법은 극단적인 경우 미군 내에서 ‘모자이크 철학’으로 통하는 믿음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자이크 철학이란, 그 자체로는 심문자나 피조사자 쌍방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이는 정보 조각들을 퍼즐처럼 짜맞추다 보면 전체 그림을 파악하는 데 결정적인 정보가 될 수 있다는 논리다. 이는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수천명의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체포와 심문으로 이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2005년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장관의 수석 참모를 지낸 로런스 윌커슨은 “미군의 모자이크 철학이 최신 방식은 아니지만, 컴퓨터 데이터 처리기법이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고 말했다.
모자이크 이론 전문가인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조지프 마걸리스 교수는 “엄청난 분량의 데이터 대조 작업을 하다 보면 양이 질을 대신하는 공허한 데이터 더미에 파묻히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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