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전 대통령
런던 고급아파트 거주…골프 즐기며 소일
* 무샤라프 : 전 파키스탄 대통령
* 무샤라프 : 전 파키스탄 대통령
탄핵 압력을 받고 지난해 끌려나가듯이 사임한 페르베즈 무샤라프(사진) 파키스탄 전 대통령이 런던에서 100만파운드 짜리 아파트에서 소일하고 있다고 <가디언>이 9일 보도했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런던 아랍구역에 있는 침실 3개짜리 아파트에서 친구들과 골프와 브릿지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밤에는 음악회를 주최하기도 한다. 여행을 갈때는 런던 히드로공항에 있는 450파운드짜리 브이아이피(VIP) 라운지를 이용하고, 방탄 차량을 탄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영국에서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하다. 파키스탄 특공대 출신 사설 경호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영국 정부 또한 따로 경찰을 통해 경호를 지원해주고 있다. 나지르 아흐메드 영국 의원은 <더 타임스>에서 “사설 경호원을 고용할 여유가 있는 사람 말고 경찰 보호가 필요한 영국 사람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무샤라프는 영국에 오랫동안 머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그가 중동이나 아들이 살고 있는 미국으로 이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나는 영국에 망명 온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다. 다음주에는 미국 보수단체의 초청을 받아 파키스탄 상황에 대해 40일 동안 강연을 하러 갈 예정이다. “파키스탄은 가장 오해받고 있는 나라”라며 “편견을 바로잡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파키스탄 내에서는 1999년 쿠데타로 집권했던 무샤라프 전 대통령을 반역죄로 기소하자는 여론도 일고 있지만 실현 가능성은 별로 없다. 파키스탄 정부가 군부와 충돌을 피하려 하기 때문이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은 9년동안 권좌에 머물렀지만 친미성향 노선으로 국내 이슬람 세력의 반감을 산 데다 2007년 이프티카르 초드리 대법원장 등 독립적 성향의 판사 해임으로 큰 반발을 샀다. 결국 지난해 총선에서 야당에 패배해 탄핵당할 위기에 몰렸고, 미국마저 그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자 사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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