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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폴란스키 체포’ 국제논란 비화

등록 2009-09-29 20:43수정 2009-09-30 11:01

프랑스·폴란드 사면 요청
미는 “신병인도 영장 청구”




영화 <피아니스트>의 감독 로만 폴란스키(76)가 32년 전에 미국에서 미성년자와 불법적 성관계를 가진 혐의로 스위스에서 체포된 사건을 둘러싸고 국제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프랑스와 폴란드 외무장관은 28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에게 폴란스키 감독의 사면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폴란스키는 두 나라의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탁월한 재능과 세계적 명성을 얻은 사람이 상을 받기 위해 방문한 나라에서 체포되는 것은 솔직히 악의가 있다”고 말했다. 폴란스키가 취리히영화제에서 공로상을 받으러 입국했다가 26일 전격 체포된 스위스에서는 “손님을 덫에 걸리게 만들다니 부끄럽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폴란스키는 스위스 법원에 석방 요구서를 제출한 뒤, 후속조처가 진행되는 동안 가택연금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끝까지 법적투쟁을 벌이겠다고 29일 밝혔다.

반면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찰청은 폴란스키를 미국으로 인도하기 위한 영장을 청구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에벨리네 비드머슐룸프 스위스 법무장관도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법적 절차를 거쳐 체포하는 수밖에 없었다”며 “유명인도 똑같이 다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폴란스키는 개인적으로 8살 때 부모와 독일 집단수용소에 억류돼 어머니를 잃고, 1969년 미국에서 아내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등 폭력에 밟힌 비극적 삶을 살아왔다. 그는 감독 데뷔작 <물속의 칼>(1964)로 주목을 받은 뒤 <로즈메리의 아기>(1968), <차이나타운>(1974), <테스>(1979) 등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하지만 1977년 13살 소녀에게 수면제를 먹이고 성관계를 맺은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다가 유럽으로 달아났다. 유럽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면서도 이후 30여년의 세월 동안, 이 사건은 폴란스키의 이름에 꼬리표처럼 늘 따라다니며 오점을 남겼다. 그는 <피아니스트>(2002)로 2003년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을 당시 미국에서 체포될 것을 우려해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폴란스키가 지난 10여년간 살거나 방문했던 스위스에서 전격 체포된 것은 “미국 검찰이 체포할 의지가 그동안 전혀 없었다”는 폴란스키 변호인들의 발언이 화를 자초했을 수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8일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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