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서 전쟁피해자 후원 재단 출범
신발 영웅에서 이라크 인권운동가로.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장에서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져 일약 아랍 세계의 영웅이 됐던 이라크 기자 문타다르 알자이디가 스위스 제네바에서 전쟁 과부와 고아를 돕는 재단의 출범을 선언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19일 전했다.
알자이디는 이날 “우리 국민을 위해 호소하며, 우리 국민을 위한 인도주의 재단의 출범을 발표한다”고 밝힌 뒤 “우선 고아, 과부, 추방당한 사람들을 도울 계획이며, 이라크 전쟁에서 장애가 된 사람들의 손발을 고칠 수 있는 병원 등을 건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자이디 재단’(alzaidifoundation.com)은 이미 4만9000달러 정도의 기금을 모았는데, 돈의 출처에 대해선 “친구들로부터”라고만 밝혔다.
부시 전 대통령이 주도한 전쟁 책임자들을 국제사회가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한 알자이디는 스위스에서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라크 주둔 미군 수가 줄고 버락 오바마 정권이 출범하며 지난달 그의 석방 때 이라크에서 예상만큼의 환영이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라고 전했다.
알자이디는 스위스 망명을 신청했다가 철회했으며, 관광 비자로 13일 스위스를 방문했다. 그의 스위스행을 도와준 변호사 마우로 포기아는 외국인노동자 수를 제한할 것을 주장하는 우파 정당 제네바시민운동의 대표다.
이라크 인권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폭력으로 사망한 이라크인은 8만5000명 이상이다. 영국의 독립적인 한 사이트(iraqbodycount.org)는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 이후 2009년 8월까지 최소 9만3540명이 사망했다고 추산하고 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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