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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난제 많은 미국 “일본, 너마저…”

등록 2009-10-23 19:06수정 2009-10-23 23:51

미-일간 외교·안보 현안과 양쪽 주장
미-일간 외교·안보 현안과 양쪽 주장
미-일 관계 삐걱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 미 압박에 일 ‘버티기’
곳곳서 균열…미 언론 “맹방이 골칫거리 됐다”




일본의 하토야마 유키오 정권 출범 이후 미-일 동맹이 삐걱거리고 있다. 미국의 반응은 ‘그동안 말 잘 듣던 일본이 왜 이러냐’는 쪽에 가깝다. 달라진 일본의 태도에 대한 불만이 배어 있다. 반면 일본 정부는 미국의 불안을 달래주면서도 결론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여유로운 모습이다.

최근 일본을 방문한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은 최대 현안 중 하나인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에 대해서는 새달 12~13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일 때까지 매듭짓자며 ‘최후통첩성’ 발언을 했다. 그는 특히 “(미국의) ‘국방 우산’이 50년 가까이 일본을 보호해왔고, 이로 인해 일본은 대략 국내총생산(GDP)의 1% 정도의 국방 예산을 아낄 수 있었다”며 외교적으로 흔치 않은 표현을 쓰며 은근히 압박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하토야마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올 때까지 반드시 해결한다는 이야기로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며 순순히 응하지 않을 뜻임을 명확히했다.

미국 언론들은 일본 정부의 이런 태도에 대체로 비판적이다. 22일치 <워싱턴 포스트>는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이란, 북한, 중국 문제에 대처하느라 부담을 안고 있는 미국 행정부에 아시아의 맹방인 일본 ‘골칫거리’(troubles)가 새로운 난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했다.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오히려 지금 현재 가장 까다로운 존재는 중국이 아니라 일본”이라고 말했다. 캐럴린 레디 전 국가안전보장회의 비확산전략부장은 22일치 <월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에 게재한 ‘확산되는 미-일 안보균열’이란 글에서 하토야마 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이 “동아시아 안전보장의 초석인 미-일 동맹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전엔 ‘상상도 못할’ 양국 관료들의 언쟁도 있다. 지난달 9일 제프 모렐 미국 국방부 대변인이 미군 등 다국적군 함대에 대한 일본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급유 지원이 계속돼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촉구하자, 이튿날 후지사키 이치로 주미 일본대사는 “그 결정은 전적으로 일본의 몫”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14일 워싱턴의 한 세미나에선 “후텐마 기지 협의는 일단락된 문제”라는 케빈 마허 미 국무부 과장의 말에, 다니오카 구니코 참의원 의원이 “협상 과정이 투명하지 못했다”며 물러서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양국 대립에 대한 우려가 여기저기서 나오자 일본도 일단 신중한 자세다. 오카다 가쓰야 외상은 23일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 밖으로 이전하는 것은 현실상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후텐마 기지 현 밖 이전 여부에 대한 모호한 태도를 명확히하고, 미국과 불필요한 신경전은 하지 않아 양국 관계 악화로 번지는 일은 막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예전과는 확실히 다르다. 존스홉킨스대학 라이샤워 동아시아연구소의 켄트 콜더 소장은 <워싱턴 포스트>에 “나는 일본이 미국 외교관에게 공개적으로 반박하는 것을 30년 동안 본 적이 없다”며 “대개 미국이 ‘합의가 됐습니다’라고 말하면 일본은 ‘소데스카’(그렇습니까)라고 답변하고 끝나는 식이었다”고 과거 관계를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그러나 콜더 소장은 “이제는 새로운 상황이 도래했다”고 말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23일 양국 관계에 관한 질문에 “서로 얼마나 리스크를 회피하느냐가 중요하다. 그것이 외교다. 모두 지금부터다. 그렇게 초조해할 것 없다”고 말했다. 일본 국내뿐 아니라 미국에도 던지는 말로 읽힌다.


워싱턴 도쿄/권태호 김도형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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