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간 오바마 미 대통령
만리장성 오르고…“중국어 배우고파”
회담·오찬 ‘화기애애’…환율 등 논의 공개안돼
만리장성 오르고…“중국어 배우고파”
회담·오찬 ‘화기애애’…환율 등 논의 공개안돼
“니하오” 18일 오전 중국 베이징의 조어대 국빈관에 들어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원자바오 중국 총리에게 중국어로 인사를 건냈다.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인 외교와 결별하고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이미지를 재건하겠다는 목표를 밝혀온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 동안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인들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애썼다. 새로운 미 대통령의 모습에 중국인들도 환영하며 각별히 예우를 갖추는 모습이다. 이날 원총리와의 회담과 오찬에선 중국 경제의 총지휘자인 원자바오 총리에게 위안화 환율 문제 등 양국간 경제현안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회담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원 총리가 위안화 환율 등에 관해 어떤 논의와 합의를 했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이 “생산적”이었다며 “과거 경제와 무역 이슈에만 초점을 맞췄던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전지구적 이슈들에 대한 협력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대통령께서 상하이에서 청년들과 만나 연설할 때 공자의 ‘온고지신’(溫故知新)을 인용한 것은 정말 훌륭했다. 중·미가 상호 신뢰하면 앞으로 나아가고 의심하면 퇴보한다”는 말로 그를 추켜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원 총리와의 회담과 오찬을 마친 뒤 중국인들의 자부심이 어린 역사적 유산인 만리장성에 올랐다. 오바마는 선전에 살고 있는 이복동생과 그의 중국인 아내와 함께 장성에 올라 중국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오바마는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 대통령이 16일 상하이에서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을 때 사회를 맡았던 양위량 푸단대 총장은 18일 <중국신문망>에 “행사가 끝난 뒤 배웅하려고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의 자녀도 중국어를 배우고 있고 자신도 존 헌츠먼 주중 미국대사처럼 중국어를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며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어와 중국을 중시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오바마 열풍이 일었다. 그러나 방문을 앞두고 인기를 모았던 ‘오바마오‘(Oba Mao) 티셔츠는 최근 베이징, 상하이 등에서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오바마오‘는 오바마 대통령을 마오쩌둥의 인민복을 입은 홍위병의 모습으로 묘사한 캐릭터다. <시엔엔>은 “중국 정부가 ‘오바마오’ 상품이 오바마 대통령이나 미국 정부를 불편하게 할까봐 판매를 중지시켰다”며 오바마 대통령을 슈퍼맨으로 묘사한 인형은 판매가 허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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