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국제일반

NYT “다인종 사회 시험대에선 한국”

등록 2009-11-29 23:17

 저출산으로 문을 닫을 뻔했던 전남 영광의 한 종합병원 분만실에선 요 몇년새 신생아들의 울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간호사들은 “힘주세요” 같은 말들을 우리말 뿐 아라 중국어 베트남어 영어 등 4~5개 국어로 할 줄 알아야 한다.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여성 사이에 태어나는 아이들이 부쩍 늘고 있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가 29일 우리나라의 급속한 다인종 사회화 현상을 집중조명해 눈길을 끈다. 신문은 ‘혼혈아 ‘베이비붐’이 한국사회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이 점차 인종다양성에 개방되고 있지만, 흔히 ‘코시안’이란 다소 경멸적 용어로 불리는 혼혈 어린이들이 한국사회에서 환영받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십만명의 외국인 여성들이 특히 낙후된 농촌지역에서 모자라는 한국인 신부감을 보충하고 혼혈아동도 크게 늘면서, 단일민족 국가를 자랑스럽게 여겨왔던 한국이 이들을 부드럽게 흡수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현재 우리나라의 19살 미만 인구 1200만명의 1%정도에 불과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10년 뒤인 2020년에는 11%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또래 아이 9명 중 1명 꼴이다. 특히 국제결혼이 대부분인 농어촌에선 그 비율이 49%에 이를 전망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혼혈 자녀들은 지난해 12월 5만8000여명에서 지난 5월에만 10만 7689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신문은 “많은 한국인들이 다문화가정 자녀의 증가가 급속히 노령화하는 한국사회의 평균연령을 낮춰줄 것으로 기대하면서도, 그들을 한국사회에 완전히 동화시키지 못할 경우 미국이나 유럽에서와 같이 하층계급이 양산되고 인종적 소수자들이 고립될 가능성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그럴 조짐이 보인다. 현재 국내 다문화가정의 53%는 최저임금(시급 4000원) 이하의 소득으로 살아간다. 또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초등학교 중퇴율이 15.4%로, 전체 평균의 22배나 된다. 부적응과 따돌림, 어머니의 한국어 능력 부재가 주요 원인이다. 6살 짜리 혼혈 아들을 한국에서 키우고 싶다는 필리핀의 한 여성은 <뉴욕타임스>에 “아이가 친구들에게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엄마에게 한국말만 하라고 요구한다”고 털어놨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