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기업변천 조사]
에너지 2곳→7곳…IT는 13곳→6곳 변화
중국, 10대 기업에만 ‘0곳→4곳’ 대약진
에너지 2곳→7곳…IT는 13곳→6곳 변화
중국, 10대 기업에만 ‘0곳→4곳’ 대약진
1999년 세계 ‘빅25’ 대기업 중 2000년대의 첫 10년을 버텨내고 그 위치를 지키고 있는 기업은 겨우 8곳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21일 2000년대 첫 10년간을 돌아보는 특집을 통해 이 기간 동안의 기업 변천을 보도했다.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한 ‘빅25’ 중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월마트, 엑손모빌, 지이(GE), 아이비엠(IBM), 에이티앤티(AT&T), 프로텍터앤갬블(이상 미국), 브리티시피트롤리엄(영국) 등만이 남았다. 10년 전 세계 9대 기업이었던 컴퓨터 장비업체 루슨트 테크놀로지(미국)는 프랑스의 알카텔에 흡수합병됐고, 회계부정 스캔들에 얼룩진 월드컴은 파산했고, 씨티그룹과 에이아이지(AIG)는 구제금융을 받는 신세가 됐다. 전반적으론 미국·일본의 퇴조와 중국의 부상이 두드러진다. ‘빅25’ 중 99년에는 미국이 19개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이어 일본 3개, 영국·독일·핀란드가 각 1개였다. 중국 기업은 없었다. 2009년에는 미국이 14개로 여전히 많으나, 중국 4개, 영국·스위스 각 2개, 오스트레일리아·브라질·네덜란드 각 1개로 다원화됐다. 특히 10대 기업 중에선 99년 미국 기업이 7개나 됐으나, 지금은 미국과 중국이 각각 4개씩 나눠 가졌다. 업종별로는 에너지·금융 기업의 부상과 정보통신 기업의 침체가 눈에 띈다. 세계 최대 기업이 99년 마이크로소프트에서 2009년 엑손모빌로 바뀐 게 그 상징이다. 10년 전에는 순위 안에 2개뿐이었던 에너지 기업이 현재는 7개로 늘었다. 10년 전 순위의 절반을 차지(13개)했던 정보통신 기업은 이젠 6개뿐이다. 이들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나이가 많아진 것도 변화다. 시이오의 나이가 55살 이상인 기업은 99년 6곳에서 13곳으로 늘었다. 거시경제 측면에서도 지난 10년은 확실히 이전과 달랐다. 올해 미국의 1인당 개인소득은 3만9446달러로 지난 99년에 견줘 5% 늘었다. 이는 90년대와 80년대의 소득증가율인 18%, 23%에 비해 크게 낮을 뿐 아니라, 5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이다. 또 미국인의 1인당 자산은 현재 17만3683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99년의 20만76달러에 견줘 13% 줄어들었다. 주택경기 거품이 꺼진 탓인데 미국인들의 자산이 감소한 것은 2000년대가 처음이다. 일자리 수도 지난 10년간 0.5%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이 역시 50년대 이래 최악 수준이다. 주가 또한 최악이다. 지난 10년간 뉴욕 증시의 시가총액은 0.5% 줄었는데, 시가총액이 줄어든 것은 대공황 이후인 1930년대(-0.2%) 이래 처음이다. 심지어 남북전쟁이나 1차대전 시기에도 시가총액은 플러스였다. 특히 이처럼 ‘암울한 지난 10년’의 통계수치가 대부분 2008년 9월 금융위기 이후 1년여만에 집중된 점을 고려하면, 금융위기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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