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17일 강진으로 국토가 초토화된 아이티에 도착했다.
보잉 737 전세기편으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도착한 반 총장은 유엔 아이티안정화지원단(MINUSTAH) 에드먼드 멀렛 단장 직무대행과 만난 뒤, 이번 지진으로 붕괴된 5층 짜리 유엔 본부 건물을 방문했다.
이 곳은 헤디 아나비 MINUSTAH 단장을 비롯한 수십명의 평화 유지군 시신이 발견된 곳이다.
반 총장은 이어 이번 강진으로 최대 피해를 입은 지역을 공중 시찰할 계획이다.
반 총장은 "국제 사회의 아이티에 대한 지원에 감명을 받았고,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단 하나의 구호품이나 1달러의 성금도 헛되이 낭비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뉴욕 출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무거운 마음으로 아이티로 떠난다"면서 "이번 사태는 수십년래 최악의 인도주의적 위기중 하나이며, 생명의 손실과 파괴, 피해가 너무 엄청나서 말하기 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하루 4만명의 아이티인들에게 식량을 제공해온 유엔이 향후 2주내에 그 대상을 100만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면서, "이 시점에서 우리가 해야할 일은 아이티에 대한 모든 지원이 조화롭게 제공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세계 각국은 유례없는 강진으로 타격을 입은 아이티에 이례적으로 빠른 지원을 약속하고 있지만 공항.항만.도로 등 인프라 및 장비 부족과 현지 치안 상황의 악화로 구호 작업이 지연되고 있고, 물과 식량, 의약품 등 생필품에 지친 아이티인들은 폭도로 돌변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재 김지훈 특파원 kn0209@yna.co.kr (뉴욕.포르토프랭스=연합뉴스)
김현재 김지훈 특파원 kn0209@yna.co.kr (뉴욕.포르토프랭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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