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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살아나는 도시…아직 구호품 연명”

등록 2010-02-11 18:52수정 2010-02-11 21:37

아이티 한달, 한국 봉사자 인터뷰




송준권 코이카 단원 “열악한 환경서도 웃음”
이병희 굿네이버스 국장 “약탈은 상황이 나쁜탓”

아이티 대지진(1월12일)이 일어난 지 꼭 한 달이 지났다. 도시 전체가 무너져내린 포르토프랭스는 힘겨운 시간을 지나 느리지만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겨레>는 지진 직후 아이티 현장에 들어가 지금까지 한국의 긴급구호팀을 돕는 코디네이터로 활동중인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해외봉사단원 송준권(38)씨와 1월 말까지 현지에서 긴급구호단체 굿네이버스의 구호활동을 이끈 이병희(37) 사무국장과 전자우편 및 전화 인터뷰 등을 통해 아이티의 현재 모습을 전해들었다.

시내에는 오렌지, 양배추 등 음식물을 파는 행상들이 점점 늘어나고, 슈퍼마켓, 휴대전화 가게 등도 문을 여는 등 도시가 살아나고 있다. 시장 한편에는 구두닦이가 영업을 하고, 잔디 축구장에서 유니폼을 갖춰입은 어린이 축구경기도 열렸다. 1주일 전만 해도 상상하기 힘든 모습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주민들은 구호물품으로 연명중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 등 국제기구와 비정부기구(NGO)에서 쌀, 콩, 밀가루 등 기본 식량을 나눠주고 있다. 아이티 정부는 대형 트럭에 물을 싣고 매일 한 차례씩 천막촌 주민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치안은 초기에 비해 많이 안정돼 낮에는 거리를 다닐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나, 밤에는 총소리가 들리고 조직폭력배들이 힘겨루기를 벌이는 등 여전히 불안하다. 해가 지는 오후 6시 이후에는 사람들은 바깥으로 나가지 않는다.


긴급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의 브라이언 리(이병희·사진 오른쪽) 사무국장 등이 최근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현지 주민들에게 음식, 생수 등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긴급구호단체인 굿네이버스의 브라이언 리(이병희·사진 오른쪽) 사무국장 등이 최근 아이티 포르토프랭스에서 현지 주민들에게 음식, 생수 등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있다. 굿네이버스 제공
한국인들은 아이티 구호·복구작업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최근 다시 가동된 1만명의 노동자들이 일하는 소나피 공단에는 한국 봉제업체 8곳이 진출해 있는데, 한국업체가 공단 전체 고용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전력복구 작업도 한국계 회사인 이에스디(ESD)가 맡고 있다. 또 굿네이버스, 기아대책본부, 대한적십자, 프론티어스, 메디피스, 대한불교조계종, 해피나우, 글로벌케어, 굿피플 등의 구호·종교·의료단체 등에서 온 90여명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아이티의 한국인 선교사들은 한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 온 의료봉사대를 위해 숙소와 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송준권 코이카 단원은 “지진 이후, 아이티는 세계인들에게 처참한 모습으로만 비쳤으나, 직접 접하면서 느낀 바로는 영어·스페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사람이 넘쳐나고, 열악한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천성이 밝은 사람들, 사진기를 들이대면 수줍게 얼굴을 돌리거나 가리는 사람들, 시간 약속을 정말 잘 지키는 사람들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이병희 국장도 “지진 직후 약탈 등의 소식으로 ‘아이티 사람들은 악하다’는 인상을 줬는데, 그건 상황이 악했기 때문”이라며 “직접 겪은 아이티 사람들은 더할 수 없이 순박했다”고 말했다.

아이티의 재건에 대해 송 단원은 “지진은 건물과 도로뿐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까지 파괴했다. 사람들은 평생 공포와 슬픔을 안고 살아갈 것”이라면서도 “세계가 아이티의 재건을 약속한 만큼 분명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이티는 국민의 55%가 20대 이하 젊은이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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