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계’ 악화 우려한 듯
중국의 거듭된 반발에도 불구하고 1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처음으로 만난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이 접견 모습을 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달라이 라마의 특사로 미국에서 활동중인 로디 갸리는 두 지도자가 만나는 모습이 언론과 일반에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이미 미국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로 갈등이 고조된 미-중 관계가 이번 면담을 계기로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한 미국이 고심 끝에 내놓은 해법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과 이란 핵 문제, 경제·군사·환경 분야 등에서 중국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달라이 라마는 이번 면담에서 최근 중국 정부와의 협상 결과와 티베트 상황 등을 설명하고, 티베트 문제 해결을 위한 미국의 지원을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달라이 라마의 대변인인 텐진 타클라는 “미국 대통령이 달라이 라마를 만나는 것은 티베트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의 표현이며 중국이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려면 달라이 라마 쪽과 협력해야 한다는 강력한 신호를 중국에 보내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달라이 라마는 이번 면담을 통해 중국의 티베트 통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끌어내고자 하지만, 중국은 75살의 고령인 달라이 라마가 세상을 떠나면 티베트 독립운동도 약화될 것으로 보고 그의 죽음까지 문제를 미뤄둘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베이징/박민희 특파원 minggu@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