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화까진 며칠 더 걸릴듯
아이슬란드발 화산재의 영향력이 줄고 항공업계와 여행객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일부 유럽 국가들이 하늘길을 열기 시작하면서 항공대란이 완화 국면에 들어섰다.
20일 프랑스 파리의 샤를드골공항과 독일 프랑크푸르트공항,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공항 등 주요 공항들이 운항을 재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유럽 항공기구인 유로컨트롤은 전날까지 평소의 30% 수준에 머물던 항공기 운항 편수가 이날 50%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유럽 각국 교통장관들은 전날 화상회의를 통해 상공을 ‘비행금지 구역’ ‘제한적 비행금지 구역’ ‘개방 구역’으로 구분해 비행 가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아이슬란드에서 동쪽인 유럽대륙 쪽으로만 불던 바람이 대서양 쪽으로 바뀌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날도 영국 히스로공항 등은 여전히 폐쇄됐다. 기능을 재개한 공항들에서도 비행스케줄이 제한적으로만 이행됐다. 유럽 공항들의 사정은 이날 조금 숨통이 트였지만 정상화까지는 여러 날이 걸리고, 비행금지가 완전히 풀리더라도 각국 공항에 며칠째 발이 묶여 있는 수십만명을 우선 태워야 하기 때문에 항공운송 시스템의 완전한 회복에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영국은 유럽 밖에서 비행 가능 지역인 스페인으로 이동한 자국민들을 데려오려고 군함 3척을 파견했다.
이런 가운데 아이슬란드 에이야퍄틀라이외퀴틀 화산의 활동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또다른 화산재 구름대가 유럽 북부로 이동하고 있다는 경고도 나와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정부 관계자는 나토군의 F-16 전투기가 화산재 구름 지대를 날다 엔진에 피해를 봤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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