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볼렌
국제환경운동단체 그린피스의 창설자 중 한 명인 짐 볼렌(사진)이 지난 5일 파킨슨병으로 숨졌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향년 84.
미국 태생인 볼렌은 2차대전 때 미 해군에서 복무한 뒤 군수업체에서 일했다. 퀘이커교도로서 베트남전에 반대한 볼렌은 1967년 두번째 부인의 아들이 징집연령이 되자 참전시키지 않으려고 캐나다로 이주한다.
볼렌은 캐나다에서 핵군비 확장에 반대하는 이들과 지하핵실험 반대 단체 ‘파동을 일으키지 말라 위원회’를 만들었고, 이 단체는 세계적 환경·반전 단체인 그린피스로 성장한다.
볼렌이 유명세를 탄 것은 1971년 미군의 알래스카 알류샨열도 핵실험을 저지하면서부터다. 그는 자신이 해군 통신병으로 근무한 적 있는 알류샨열도를 몸을 던져 지키겠다며 몇몇 동료와 함께 배를 구해 알류샨열도로 향한다.
이들이 탄 배는 비록 해안경비대에 나포됐어도, 핵실험 반대 여론 증폭으로 미군의 계획을 무산시켰다. 볼렌 일행이 탄 배에 쓰인 ‘그린피스’는 단체의 새 이름으로 쓰이게 됐다.
볼렌은 1980년대에 캐나다 녹색당 후보로 두 차례 선거에 나섰다가 고배를 들었으며, 1993년까지 그린피스 활동에 참여했다. 작은 보트로 군함 등에 맞서는 그린피스의 전투적 전통은 볼렌한테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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