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외수정 기술 개발 불임 해결
체외수정 기술을 개발해 ‘시험관 아기’ 탄생의 길을 연 영국 생리학자 로버트 에드워즈(85) 케임브리지대 명예교수가 2010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 에드워즈 박사의 연구는 1978년 최초의 시험관 아기 ‘루이즈 브라운’이 세상에 나온 배경이 되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4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은 전세계 모든 부부의 10% 이상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불임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연 에드워즈 박사에게 돌아갔다”고 발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위원회는 발표문에서 “지금까지 약 400만명이 체외수정의 성과로 태어나 에드워즈의 비전은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에드워즈 박사는 산부인과 의사인 패트릭 스텝토와 함께 1950년대부터 여성 몸에서 체취한 난자를 몸 밖에서 수정시켜 다시 여성의 자궁에 이식하는 체외수정을 연구했다. 그와 함께 연구를 수행한 스텝토는 1988년 숨졌다. 에드워즈 박사는 수상 소식을 들었으나 몸이 쇠약해 인터뷰를 하지 못했고, 대신 부인 루스가 “흥분되며 기쁘다”고 밝혔다.
당시 이들의 연구에 대해 종교 지도자와 일부 과학자들은 윤리성에 문제가 있다며 중단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연구기금 지원을 거절당해, 개인적인 기부금으로 연구비를 충당하기도 했다.
에드워즈 박사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 김정훈 울산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에드워즈 박사는 생식의학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며 “그의 연구는 오늘날 모든 불임 부부의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운 시험관 아기 탄생의 효시”라고 평가했다. 최두석 성균관대 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여기던 자궁 및 나팔관 질환을 가진 여성들도 임신을 할 수 있도록 해, 항생제 발견에 견줄 만한 업적을 남겼다”며 “전세계 불임 부부들에게 임신이라는 커다란 희망을 선사한 연구 성과”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의 시험관 아기인 루이즈 브라운은 현재 32살이며 자녀를 둔 어머니가 됐다. 그는 에드워즈 박사의 수상 소식에 4일 “에드워즈 박사가 선구자적 연구의 공을 인정받았다니 기쁘다”고 말했다.
에드워즈 박사에게는 1000만 스웨덴 크로네(약 16억7000만원)의 상금이 수여되며,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조기원 기자
himtra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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