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가 공개한 전문서
미 대사 “크레믈이 부패 정점”
“뇌물 연 3000억 달러” 보고도
미 대사 “크레믈이 부패 정점”
“뇌물 연 3000억 달러” 보고도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사진) 총리에게 권력이 집중된 마피아 국가.’
내부고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미국 외교 전문들에서 미국과 서방 고위 인사들은 러시아를 이렇게 평가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일 전했다. 러시아 주재 미국 대사 존 버렐은 한 소식통을 인용해 크레믈이 모든 부패의 정점에 위치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버렐 대사는 “유리 뤼쉬코프 전 모스크바 시장은 다른 시장과 주지사들처럼 크레믈의 핵심 인사들에게 돈을 건넸다”며 “크레믈 밑에는 시장과 주시사 등이 있다. 이들은 거의 사적 세금 수준으로 뇌물을 받고 있다. 그 다음 단계로 러시아연방보안국(FSB)과 경찰은 사업가들에게 보호비를 받고 있다”고 보고했다. “범죄조직들은 모스크바시를 비롯해 경찰과 정보기관, 검찰에게 보호를 받고 있다”며 “모스크바시 당국은 몇몇 범죄들과 직접적 연관을 맺고 있으며 시 당국이 거의 도둑 수준”이라고 했다.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전문들을 보면 러시아에서 한해 뇌물로 오가는 돈이 3000억달러 가량에 이른다. 영국 외교부의 러시아 국장 마이클 다벤포트도 러시아를 “부패한 독재국가”라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러시아 범죄조직의 스페인 활동에 대해 수십년째 추적하고 있는 스페인 검사 호세 곤살레스는 지난 1월 마드리드 주재 미국 외교관에게 “러시아가 정부와 범죄조직의 활동을 구분할 수 없는 사실상의 마피아 국가”라며“러시아의 특정 정당은 마피아와 손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스페인 당국은 스페인 내 러시아 마피아 검거 작전인 아비스파(2005~2007년), 트로이카(2008~2009년)등을 통해 러시아 마피아 약 60여명을 체포했다. 그는 러시아연방보안국이 자신들의 일을 대신해 준 범죄조직 지도자들을 죽이거나, 감옥에 보내는 방법으로 제거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총리는 대통령 재직 시절에 비합법적 행위를 계속해왔으며, 모든 권력은 그에게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푸틴 총리가 전 러시아연방보안국(FSB) 직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의 암살 계획을 사전에 알았을 것이라는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의 언급도 있었다.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던 리트비넨코는 2006년 12월 독살됐으며 당시 러시아 정보당국이 배후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푸틴 총리는 <시엔엔>(CNN) ‘래리 킹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미국 외교전문에 묘사된 자신에 대한 평가에 대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푸틴 총리가 래리 킹 라이브와 녹화 인터뷰를 할 당시에는 러시아가 마피아 국가라는 내용은 공개되기 전이었다. 하지만 푸틴 총리는 자신을 배트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배트맨의 조수인 로빈으로 묘사한 내용에 대해 “나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그처럼 불손한 평가를 받으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며 “그러한 관측은 현실에 맞지 않는 비방일 뿐”이라고 말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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