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리크스가 건넨 미국 국무부 전문 내용을 보도하고 있는 <뉴욕 타임스> 등이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만들고 있다’는 정치권 등의 비난에 대해 “보도하지 않는 게 무책임한 언론”이라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데이비드 생어 <뉴욕 타임스> 워싱턴지국장은 8일 공영 라디오방송 <엔피아르>(NPR)에 출연해 “우리의 행동은 책임성이 있으며, 합법적이고, 민주사회에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리버먼 상원 국토안보위원장이 전날 “<뉴욕 타임스>가 범법행위를 했는지 법무부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대한 반응이다.
생어는 “만약 (결국) 공개될 자료들을 무시하고 만다면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으며, 무책임한 처사”라며 “정부로부터 독립해 그 시대의 어려운 문제들을 붙잡고 싸우는 것은 건국 이래 미국 언론에 주어진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전문들을 넘겨받은 뒤 <뉴욕 타임스>의 편집장들과 변호사들이 보도 여부를 장시간 고민했다고 전하면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사항을 보도하기로 한 게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뉴욕 타임스>는 지난달 29일 관련 보도를 내보내기 시작하면서 붙인 ‘독자 알림’을 통해 “정부가 많은 목숨과 돈이 걸린 사안에서 어떻게 큰 결정을 내리는지에 대한 꾸밈없는 정보를 담았기 때문에 전문 내용을 보도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뉴욕 타임스>와 함께 보도를 주도하고 있는 영국 <가디언>의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국장은 지난 7일 미국 온라인 매체 <허핑턴 포스트> 인터뷰에서 “세상의 어떤 편집장이 그런 자료를 그냥 돌려보낼 수 있겠느냐”며 보도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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