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호 합동참모본부 군수지원본부장(앞줄 왼쪽)이 24일 오후 국회 국방위 간담회에서 해군 청해부대의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에 대한 결과를 보고하려고 단상으로 향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관진 국방부 장관.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각국 강경대응 가능성 커져
EU는 “인질 안전위해 자제”
EU는 “인질 안전위해 자제”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의 영향으로 각국 해군력과 해적의 충돌이 격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에이피>(AP) 통신은 한국과 말레이시아 해군이 지난 21일 각각 자국 선박 구출에 성공한 것은 소말리아 해적에 대한 각국의 대응을 강경하게 만들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예방조처 등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작전 성공이 소말리아 해역에서 활동하는 20여개국 해군을 자극할 것이라는 얘기다.
유엔 마약·범죄국의 해적 문제 담당자 앨런 콜은 다른 수단이 곤란한 상황에서 두 나라가 특수부대를 동원한 것 같다면서 “(소말리아 해역의 각국) 해군이 순찰과 군사활동을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에이피> 통신은 특히 한국 해군이 선원들이 모두 대피실로 들어가 안전이 확보된 게 아닌데도 작전을 감행한 점이 눈에 띈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말레이시아 해군은 청해부대와 달리 유조선 선원들이 모두 대피실로 들어가 문을 잠근 상태에서 작전을 벌여 해적 7명을 사로잡았다.
영국 해상보안업체 이아스의 이사 데이비드 존슨은 “전통적 대응방식은 해적이 (일단 배를 접수하면) 소말리아 항구로 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었는데, 한국 해군은 해적들이 갈수록 대담해진다고 판단하고 강경 대응을 결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각국 해군이 공격적 대응을 시작하면 해적들도 전술을 바꾸고 인질을 인간 방패로 사용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청해부대 작전 뒤 일부 소말리아 해적들이 인질들을 배에서 뭍으로 옮기고, 한국 선원들을 나포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는 보도가 나온 것도 해적들의 ‘전술 변화’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한편 소말리아 해역에 군함 4척을 파견한 유럽연합(EU) 해군은 인질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드는 피랍 선박 공격은 하지 않겠다며 선을 그었다. 유럽연합 해군은 “인질의 안전이 가장 주된 목표”라며 “해적들은 인질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으며, 만약 우리가 경고를 무시하고 접근하면 그들은 위협을 실행에 옮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 해군은 2009년 4월 프랑스인 선장이 구출작전 과정에서 프랑스 특수부대의 총에 맞아 숨진 뒤 공격적 대응을 자제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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