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 성명
아시아국 백신접종 권유
아시아국 백신접종 권유
한국 구제역 파동에 대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전례없는 사태”라며 우려를 표명하는 등, 한국의 구제역 문제가 국제적 걱정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는 27일(현지시각) “한국의 구제역 발병 규모는 적어도 지난 50년간 목격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아시아 각국이 구제역 대응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식량농업기구는 한국에서 가축 220만마리가 살처분되고 16억달러(약 1조7800억원)의 비용이 들었다며 “구제역 대비와 감시가 극도로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식량농업기구는 한국 등지에서 음력 설의 대규모 인구이동이 바이러스를 더 퍼뜨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또 식량농업기구는 “중국에서 확산된 구제역이 최근 러시아 동부와 몽골로도 확산돼, 아시아 방역당국은 구제역의 발병을 철저히 파악하고 신속하게 적절한 대응을 해야 한다”며 가축 백신 접종을 권유했다. 그러나 북한의 구제역 발병 소식은 아직 현지 관리들이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국의 구제역 창궐은 미국의 돼지고기값도 띄우고 있다. <블룸버그뉴스>는 27일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돼지고기 1파운드(약 453g) 가격이 92.125센트(약 1027원)로 1986년 5월 이후 2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거래소의 돼지고기값은 지난 1년간 31% 상승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 거래인들은 한국에서의 수요 증가가 가격 상승 기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최근 통계치인 미국의 지난해 11월 돼지고기 수출량은 18만4227t으로 2008년 6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시카고상업거래소의 4월 인도분 쇠고기값도 지난 1년간 26% 올랐다.
한편 설 연휴기간(2월1~6일) 인천공항 국제선 이용객이 지난해 설보다 13.9% 증가한 58만8902명으로 잠정집계돼, 구제역 바이러스의 국제적 확산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구제역 발생지역인 동남아시아 노선 예약률은 99%에 이르러, 구제역 대처를 더욱 어렵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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