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와 정상회담때
비공식만찬부터 몰아붙여
결국 ‘양국 우려’ 문구로
비공식만찬부터 몰아붙여
결국 ‘양국 우려’ 문구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18일 백악관 비공식 만찬 때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문제를 놓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강하게 압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각) 워싱턴 외교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비공식 만찬을 처음부터 후 주석을 압박하는 장으로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러 사안 중에서도 우라늄농축프로그램 문제에 대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후 주석이 이 문제에 대해 쉽게 양보를 하지 않으려 한 탓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후 주석에게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이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이라는 입장을 강조하며 후 주석을 압박했다. 이전까지는 미국이 북핵 문제가 동북아 안보를 위협하는 역내 이슈지만 세계평화를 유지하는 글로벌 리더 차원에서 개입했는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과 결합된 핵무기 개발은 이젠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간주해 보다 적극적이고 직접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한 것이다.
두 정상의 비공식 만찬 뒤에도 실무진 협상이 계속 진행돼 결국 정상회담이 열리는 당일(19일) 새벽 5시께 최종 절충이 이뤄졌고, 미-중 정상 공동성명의 한반도 관련 문안에 “양국은 북한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우려한다”는 표현이 들어가게 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미-중 정상회담 후속 행동으로 이뤄진 제임스 스타인버그 미 국무부 부장관의 방한 이후, 한국 정부가 6자회담 재개를 천안함·연평도 문제와 직접 연계하지 않고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보다 분명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미국, 일본 정부는 중국의 무조건적 6자회담 재개는 비생산적이라는 이유로 지지하지 않지만, 비핵화 문제는 6자회담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것과, 이 문제를 천안함·연평도 문제와 연계해 비핵화 논의가 더 미뤄지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공통된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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