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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휴대폰, 뇌종양 발병 높여”…WHO도 경고하다

등록 2011-06-01 20:38수정 2011-06-01 20:50

WHO, 휴대전화 전자파 발암 가능성 경고
WHO, 휴대전화 전자파 발암 가능성 경고
‘발암가능 물질’ 분류…카페인산·배기가스와 동급
전문가들 핸즈프리 사용 권고…일부선 “연관성 없다”
세계보건기구(WHO)가 휴대전화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했다. 그간 휴대전화 전자파의 뇌종양 유발 가능성에 대해 설왕설래가 있었는데, 권위 있는 국제기구의 판정에 따라 휴대전화가 위험한 기기라는 판단이 굳어져 가고 있는 셈이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국은 31일 휴대전화를 발암물질 등급 중 ‘발암 가능 물질’인 2B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가 휴대전화의 발암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B는 “암을 일으킨다는 부분적 증거가 있으나 결정적이지는 않은” 물질을 가리키는 등급이다. 이 등급은 세계보건기구가 발암물질 941개를 분류한 5개 등급 가운데 중간에 해당하며,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산이나 가솔린엔진 배기가스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14개국 학자 31명이 참여한 휴대전화 유해성 조사에서 새 실험이 진행되지는 않았다. 대신 휴대전화가 뇌종양을 일으키는지에 관한 연구 결과 수백건을 종합해 분석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국제암연구국은 그 결과 “역학조사로 드러난 인체에 대한 영향에 기반해 휴대전화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휴대전화 장기 사용자가 뇌종양의 일종인 신경교종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기존 연구 결과가 믿을 만하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검토한 자료에서 한 환자는 지난 10년간 하루 평균 30분씩 휴대전화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지난해 13개국 학자들이 참여한 한 연구에서는 휴대전화와 뇌종양의 인과관계는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휴대전화를 장시간 쓴 사람들 사이에서 신경교종 발병률이 40% 높다는 점이 지적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이끈 조너선 새밋 미국 남캘리포니아대 교수는 휴대전화 사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표현할 수는 없는 단계라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암이 발병하는지 실마리를 찾기는 했으나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휴대전화의 유해성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핸즈프리 기능을 활용하거나 문자메시지를 쓰는 게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또 기지국과 연결이 쉽지 않은 데서 연결을 시도하면 더 많은 전자파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급적 엘리베이터나 건물 안에서는 휴대전화를 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휴대전화 업계에서는 세계보건기구의 판단을 평가절하하고 나섰다. 미국 이동통신산업협회는 “국제암연구국의 분류는 휴대전화가 암을 일으킨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미국 연방통신위원회나 식품의약국도 휴대전화와 암의 연관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는 국내에서도 나온 바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암예방검진센터 교수팀이 휴대전화 사용과 암 발생의 연관성을 다룬 세계적인 연구 결과 23편을 종합분석해 본 결과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사용한 사람은 뇌종양을 비롯해 암 발생 위험이 30%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휴대전화 사용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은 전자파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기존 연구 결과에서 전자파가 우리 몸 세포의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켜 뇌종양을 비롯해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이 뇌종양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기 때문에 논란은 여전할 전망이다. 공두식 성균관대 의대 신경외과 교수는 “휴대전화 사용과 암 발생에 대한 연구는 지난 2000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연관성에 대한 결론이 명확하게 나지는 않았다”면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때 장시간 통화는 가급적 삼가고, 머리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쓰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김양중 의료전문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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