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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20 09:52 수정 : 2005.01.20 09:52

영국의 초ㆍ중등학교에서 필수과목으로 다뤄지고 있는 영어 문법 수업이 작문 실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9일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교육부의 의뢰로 문법 교육이 글쓰기 능력 향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해 온 요크대 연구진은 "교사들이 열심히 명사, 동사,대명사 등의 의미를 가르치고 있지만 이는 시간낭비일 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요크대 연구진은 품사를 나누고 난해한 구문을 가르치기보다는 학생들이 스스로실험적인 방법으로 문장을 만들어 의사를 표현해 보도록 하는 것이 글쓰기 능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요크대 학자들로 구성된 `영어 교육 재평가 위원회'는 교육부의 예산을 받아 지난 100년간 영어권 국가에서 5~16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문법 교육이 작문 실력 향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면밀히 조사했다.

연구를 주관한 리처드 앤드루 교수는 "문법 교육이 작문의 질과 정확성 향상에도움을 주었다는 어떠한 명백한 증거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효과도 없는 문법 교육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 교육부가 문법 교육을 강조하는 정책을 펼쳐왔지만 학생들이 읽고쓰는 능력에는 큰 변화가 없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지난 60년대부터 미국에서 도입된 `문장 만들기(Sentence combining)' 교육을 도입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학생들에게 간단한 문장을 여러 개 만든 뒤 이를 결합해 복잡한 의사를표현하도록 하는 훈련을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당한 작문 실력 향상 효과를 거두고 있다.

요크대 연구진의 결론에 전통주의자들은 격렬하게 반발했다.

`영국식 영어' 옹호 단체인 `퀸스 잉글리시 소사이어티'의 마이클 플룸 회장은영문법 무용론에 대해 "말도 안 되는 헛소리"라면서 오히려 문법 교육을 지금보다훨씬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생시절 문법 시간을 무척 싫어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너무나 유용한 교육을 받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린 시절 정확한 문법을 익히면 어른이 된 뒤에도 훌륭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시민단체 `참교육을 위한 캠페인'의 닉 시튼 회장은 "요크대 연구진은 문법 교육을 폐지했던 60년대로 돌아가자는 시대착오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면서 "60년대문법 교육 폐지는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교사를 낳았고 이는 영어의 후퇴를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한편 교육부는 "영국 교과 과정에서는 아직도 문법 교육이 작문 교육의 중심을이루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접근법을 모색하기 위해 이번 조사를 의뢰했다"고 해명했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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