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목적 사용 막기위한 방어적 차원”
지난 9월부터 미국 뉴욕 리버티 플라자 공원(주코티 공원)에 머물면서 자본주의 병폐와 월가의 탐욕을 비판해온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대가 자신들의 구호에 대한 상표권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시엔엔>(CNN) 등 미 언론을 보면, ‘월가 시위대’는 지난 24일 시위 구호로 사용되고 있는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우리는 99%’(We are the 99%) 등에 대한 상표권을 특허청에 신청했다. ‘월가 시위대’는 이미 리버티 플라자 공원에서 이 구호가 찍힌 티셔츠 등을 만들어 배포하고 있으나 앞으로 의류, 가방, 정기간행물, 인터넷 사이트 등에서 이 문구를 계속 사용하기 위해 상표권을 신청했다. ‘월가 시위대’를 대표해 상표권을 신청한 변호사 사무엘 코엔은 “누군가가 부적절한 목적을 위해 ‘월가를 점령하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어적 차원”이라며 “소비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상표권 신청 이유를 설명했다.
현재 인터넷 쇼핑사이트인 이베이나 아마존닷컴 등에는 월가 시위 구호가 찍힌 티셔츠나 포스터 등이 판매되고 있으며 별도의 판매 코너도 마련된 상태이지만, 이들 대부분이 ‘월가 시위대’와 상관없는 곳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월가 시위대 외에 애리조나주의 한 업체도 같은 날,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는 문구에 대한 상표권을 신청했으며, 앞서 지난 18일에는 뉴욕주에 사는 한 부부가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는 상표권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상표 등록은 반드시 ‘선착순 기준’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특허 담당 변호사를 인용해 언급했다.
워싱턴/권태호 특파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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