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활동-시험점수 ‘비례’ 경향
‘잘 놀아야 공부도 잘한다’는 속설이 과학적 근거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 VU대학교 연구팀이 성장기 어린이들의 신체활동량과 학업 성취도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확인했다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이 3일 소개했다. 활발한 신체활동이 두뇌와 사회성 발달을 촉진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의 월간 의학저널 ‘소아청소년 약학 기록’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어린이들의 신체활동에 관한 기존의 연구기록 14건을 면밀히 검토했다. 일부는 피실험 아이들에게 각기 다른 하루 운동량을 할당해준 뒤 학업성적과의 연관성을 따져본 것도 있었다. 이같은 방식의 비교연구 결과, 신체활동이 많은 어린이일수록 시험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결론이 도출됐다. 특히 수학, 영어, 읽기 같은 기본과목에서 긍정적 상관관계는 더욱 두드러졌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성인들의 신체활동이 높은 생산성 및 낮은 발병률과 관련이 있다는 선행 연구결과와도 맞아떨어진다. 이는 활발한 신체활동이 혈액순환을 도와 뇌에 산소 공급이 풍부해질 뿐 아니라, 기분을 좋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이기는 호르몬 분비도 촉진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수석 연구자 아미카 싱은 “아이들은 스포츠에 참여함으로써 규칙을 배우고 사회생활에서 적절하게 행동하는 법을 배운다”며 “신체활동이 활발한 아이들일수록 학교 규칙도 잘 지키고 교사와 친구들과의 관계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임>은 이번 연구 결과가 미국 학교들이 예산 문제 때문에 체육수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가열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체활동을 강조하는 쪽에선 최근 몇년새 학생들의 평균성적 저하가 학교 체육 감축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미 질병통제센터는 청소년들이 건강을 유지하려면 매일 한 시간 정도는 신체활동을 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그러나 2009년 미국 설문조사에서 이런 기준에 부합하는 학생들은 18%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23%는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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